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46회차
초등학교 3학년, 라면보다 튀김을 먼저 배웠다
분식 장인 어머니 어깨너머로 기름솥 앞에 선 소년의 이야기
최민욱
📖 연속 보기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이 책은 6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하루 5분씩 쓴 10편의 기록입니다. 저는 ______ 때문에 이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후다닥 한 입」 주제가 하나씩 도착했습니다. 떡볶이와 순대를 만난 날은 ______. 한 편에 250자, 읽는 데 1분이면 충분합니다.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펴도 괜찮아요. 다 읽고 나면, ______하고 싶어질 겁니다.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목차
01 · 46회차 1일차
떡볶이
아들들은 떡볶이를 유난히 좋아한다. 덕분에 아내는 일주일에 두세번씩은 이 음식을 해 낸다. 자주 해 보니, 더욱 솜씨가 좋아질 수 밖에. 원래 떡볶이 만드는건 내 차지였는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만든 게 더 맛있어졌다. 다른 채소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지만, 떡볶이에 들어간 채소는 꽤 잘 먹는다, 양배추, 대파, 파프리카 등, 다른 음식에 들어가면 숑숑 잘도 골라내던 것들을 야무지게 먹는다. 유난히 채소는 싫어하던 첫째도 "아빠 봐봐~?" 하면서 와앙!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부부는 몸에 좋다고, 먹으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다만 행동으로 보여주고, 아내가 맛있게 만드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듯 하다. 언제나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02 · 46회차 2일차
순대
항상 소금만 찍어먹던 순대를 쌈장에 찍어먹는 걸 보고 상당히 놀랬던 적이 있다. 광주와 전라남도에서만 살던 내가 대학교를 포항으로 갔는데, 거기서는 그렇게 먹었다. 신기했다기 보다 사실 기함했다. 어떻게 쌈장에 먹을 수 있는거지? 생각보다 음식의 차이는 심했다. 생전 먹는다 생각하지 못했던 콩잎도 있었고, 따뜻한 국수는 사실 처음 먹어봤다. 역으로 그분들은 무슨 순대를 소금에 찍어먹냐고 손사래를 쳤다. 아마 이 사건이 나에게 "틀리다"와 "다르다"를 알려준 첫 경험일거다. 웃기게도 쌈장을 찍어먹는건 나에게 틀렸다고 다가왔지만, 생각해 보니 그게 왜 틀린것인가, 다른것이지. 사람공부를 하면서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분을 만날때면, 결국 이것이 정반합으로 더 나은 의견이 나올것을 기대해 본다. 이제는 한자리에서 순대에 쌈장과 소금이 같이 나오듯이.
03 · 46회차 3일차
튀김
6.23 김밥 어릴적, 김밥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소풍, 말만 들어도 설레는 그날, 잠도 잘 이루지 못하는 그날엔 어머니께서 김밥을 싸 주셨다. 김밥 싸는 어머니가 꼬다리를 한개씩 물려주면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소풍에서는 은박지에 싼 도시락을 열고 친구들과 꺄륵거리며 서로의 김밥을 쳐다보고 바꿔먹기 바빴다. 과자를 천원어치나 살 수 있는 날은 소풍날이 유일했다. 모든것이 풍요로워진 요즘 아이들이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김밥을 싼다. 재료가 하나도 없어도 자기 전에 주문하면 깨기 전에 도착해 있다. 편하고 빠르고 좋지만, 뭔가 감흥은 참 짧다. 어릴때는 김밥을 준비하러 마트에 가고, 시금치를 뜯어오는 시간도 참 길었는데 말이다. 주말, 아내하고 함께 추억의 김밥을 한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여유로움과 정성으로 꽉채워진 김밥을 아이들과 함께 말아봐야지.
04 · 46회차 4일차
김밥
6.24. 라면 라면을 잘 먹지 않는다. 한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맛이 없어서가 아니다. 김치좋아하는 한국사람 치고 라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름 건강을 위해서다. 라면을 먹고 나면 몸이 붓고, 그러고 나면 죄책감이 든다. 사실, 난 어릴때부터 분식을 많이 만들어 봤다. 튀김을 처음 만든게 초3이었으니, 라면은 아마 그 전부터였나보다. 그래서인지 아들 둘은 엄마보다 아빠가 끓인 라면을 좋아한다. 이젠 몇 안되는 내가 더 잘하는 음식이다. 아들들은 "일요일은 아빠가 요리사!"라며 철지난 광고 유행어를 곧잘 따라하기도 한다. 문득, 산만해진 덩치가 원망스럽다. 크다고 생각했던 옷이 작아졌다. 나에 대해 화가난다. 맛있는 라면도, 흰쌀밥도 건강생각해서 안먹는데 . 쳇. 맞네. 운동을 시작해야 할때네.
05 · 46회차 5일차
라면
6.25 튀김 어머니는 분식 장인이었다. 어디서 배우신것도 아닌듯 한데, 만두, 계란튀김, 야채튀김, 꽈배기 등등을 뚝딱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없이 살았던 어린시절, 어머니는 밀가루로 팥도너츠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 주셨다. 내가 그걸 이어받았나보다. 나는 거기에 더해서 치킨도 직접 튀겨봤다. 정 회사 생활이 힘들면 분식집 해서 튀김 팔자. 하는 생각도 했었으니. 명절,제사가 되면 거실에서는 한판이 벌어진다, 아내는 전을 부치고 나는 각종 튀김을 만든다. 평소에 많이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전을 부치고 튀김을 만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아들들이 가끔와서 제비새끼처럼 입을 벌린다. 호호 불며 먹는 아들들의 모습에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나의 미소가 머문다. 그렇게 튀김은 3대의 가족을 담는다.
06 · 46회차 6일차
쫄면
중학교 시절인걸로 기억이 된다. 학교 앞 분식집 중 유독 한 곳에 아이들이 몰렸다. 쫄볶이라는 메뉴를 먹어보기 위해서였다. 쫄면이라는 음식이 생경하던 시절, 항상 떡볶이만 먹던 아이들 눈에 쫄깃하고 두툼한 식감의 쫄면은 아마 신세계였을거다. 주머니가 풍성하지는 못했던 시절, 우리는 돈을 모아 쫄볶이 1인분, 튀김1인분 등을 주문해서 먹었던 듯 하다. 한창 커가는 아이들을 위해 주인 아저씨는 꼭 계란튀김을 통째로 두어개씩 넣어주셨다. 나이가 들어 주머니가 풍성해졌지만, 그 맛이 나지는 않는다. 먹기 전에 이제는 주머니 대신 건강을 챙겨야 한다. 그때 그 왁자지껄 떠들었던 친구들, 그리고 한번 씨익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던 분식집 사장이 떠오르는 날이다.
07 · 46회차 7일차
라볶이
6.27 만두 땅끝마을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2년정도 3남매만 광주에 산 적이 있었다. 나는 초등 3학년이고 누나 두명은 중1, 초등5.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큰누나가 가장이었고,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철이 들었다. 아버지는 가끔 올라오시면 술을 드셨다. 술 없이는 그 상황이 견디기 힘드셨을지도. 그리곤 한개에 60원이었던 만두 몇알과 50원이었던 튀김 몇개를 사오셨다. 만두는 아버지 술안주, 튀김은 우리 삼남매 간식이었다. 항상 부족했던 시절, 막내인 나는 눈치를 보다가 만두를 한알 입에 넣었다. 고기와 두부, 부추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그렇게 맛날수 없었다. 가끔 그때 이야기를 한다. 큰누나는 그렇지 않아도 술을 드실때 아무것도 안드시는 아버지 술안주를 뺏어먹는 내가 그렇게 미웠단다. 주머니는 풍족해졌지만 그 맛이 잘 안난다. 내가 먹는 모습을 흐뭇하고도 슬프게 지켜보시던 아버지도 안계신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된 만두, 오늘은 아들들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08 · 46회차 8일차
어묵
어릴때 가끔 어머니께서 사각 어묵을 사서 도시락을 싸 주셨다. 멸치, 김치, 콩자반 일색이던 도시락에 어묵이라도 있는 날은 왠지 점심시간이 기다려졌다. 햄, 소시지, 참치 등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어묵 하나가 가져다주는 기대감은 나를 행복하게 해 줬다. 이제는 어묵을 살때 성분표를 보고 산다. 어떤게 생선 함유량이 많은지, 몸에 좀 더 좋은지. 이제야 알게 된 사각어묵은 그 중 가장 저렴한 놈이었다. 어린시절을 돌아볼때마다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어머니,아버지는 그때 어떤 마음이셨을까. 자식들이 학교에 가서 항상 자신있고 자존감 높길 원하셨을텐데. 그럼에도 항상 강단있고 자상하셨던 부모님의 마음이 조금은 더 헤아려지는 날이다.
09 · 46회차 9일차
핫도그
어릴적 내 최애 간식은 핫도그였다. 시장통에 팔던 하나에 50원인 핫도그는 소세지가 새끼손톱만큼 들어가 있었고 밀가루 옷은 두번이 둘러져 있었다. 설탕을 그득 묻혀 베어물면 콰득 하는 소리와 달콤함이 베어나왔다. 과자 하나가 백원이던 시절. 며칠만에 한번 용돈을 백원을 받으면 두번은 먹을수 있다며 핫도그를 먹은 기억이 난다. 모든것이 풍족해져버린 요즘. 큼지막한 햄이 들어간 맛있어 보이는 핫도그보다 새끼손톱만한 소시지 핫도그가 먹고 싶어지는 오늘이다.
10 · 46회차 10일차
떡꼬치
6.30 길거리토스트 땅끝마을 어머니를 뵈러가는 길은 항상 준비가 철저하다. 무엇보다 한참 먹성이 좋은 아이들의 간식을 챙기는게 아내와 나의 가장 큰 고민이자 의무다. 그렇게 준비하고 내려가는 길, 휴게소를 들렀다.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아이들은 아내를 졸라 손에 하나씩 간식을 쥐고 있다. 첫째는 소시지, 둘째는 토스트다. 뜨겁다고 호들갑을 떨던 둘째는 옆자리에 앉아 어느새 게걸스럽다. 먹으면서 품평을 한다. 엄마가 만들어준 토스트가 더 맛있지만 휴게소 토스트는 가끔 한번씩 먹으면 맛있을것 같단다. 옆에 앉은 나는 둘째 아이를 신기하고도 감사하게 쳐다본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고 맛있게 먹고 잘 크니 감사할 따름이다. 휴게소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참새방앗간이 되었다.
나가는 글
열흘 중 10일을 썼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날은 ______, 가장 좋았던 날은 ______였어요. 후다닥 한 입 열 가지를 쓰고 나니 ______.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저자 소개
최민욱
최민욱. 십나오 여유당에서 하루 5분씩 씁니다. ______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판권
초등학교 3학년, 라면보다 튀김을 먼저 배웠다 분식 장인 어머니 어깨너머로 기름솥 앞에 선 소년의 이야기 발행일 2026년 6월 30일 지은이 최민욱 기 획 이윤정 펴낸곳 파이어북 · 십나오 여유당 글쓰기 수 록 시즌6 「나의 음식 100개」 46회차 · 6월 21일–6월 30일 · 10편 ⓒ 2026 최민욱. All rights reserved. 이 책의 저작권은 지은이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자와 파이어북의 동의 없이 이 책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단으로 전재·복제·배포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은 십나오 여유당 글쓰기 챌린지로 완성되었습니다. write, share, enjoy!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https://open.kakao.com/o/g6xohpjg
📚 교보문고 「십나오 여유당」 시리즈 1·2·3·4·5·6 더 보기write, share, enjoy!
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