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면 요리를 받았습니다. 혼자 먹은 이야기는 별로 없습니다. 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칼국수는 아내와 딸이 좋아해서 함께 갑니다. 우동집에서는 남은 돈가스 두 조각을 두고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진 사람도 이긴 사람도 웃으며 다 먹고 나왔습니다. 재료와 만드는 과정도 자주 들여다봤습니다. 봉평 막국수집 사장님께 메밀 함량 이야기를 듣고 나니 면 한 가닥이 달라 보였습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열 편에 담긴 밥상마다 곁에 누군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를 여기 옮겨 둡니다.
01 · 48회차 1일차
잔치국수
10년 전쯤, 소문난 잔치국수집을 찾았다. 가정집을 개조한 구조라 내부는 더욱 복잡했다. 사람은 많고 자리는 좁아, 상마다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여름도 아닌데 실내는 후끈했고, 앉자마자 땀부터 났다. 이 상황에서 다 먹을 수 있을지부터 걱정이었다. 아내는 잔치국수를, 나는 비빔국수를 시켰다. 뜨거운 국물을 먹을 자신이 없었다. 흐르는 땀, 빽빽한 사람들, 정신없는 소음 속에서 무슨 맛인지도 느끼지 못했다. 다시는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서둘러 자리를 나섰다. 왜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날 이후로, 다른 어느 곳에서도 일부러 잔치국수를 찾지 않는다.
02 · 48회차 2일차
칼국수
동네를 지나다 보면 칼국수집은 항상 장사가 잘되는 것 같다. 특히 시장이나 오래된 상가에 있는 집들은 어김없이 동네 맛집으로 소개되곤 한다. 일부러 찾는 메뉴는 아니지만, 아내와 딸이 좋아해서 가끔 함께 간다. 자리에 앉으면 넓은 그릇에 뽀얀 국물이 담겨 나온다. 바지락으로 낸 국물이든 닭 육수든, 한 입 뜨면 시원한 맛이 먼저 온다. 그 사이 두툼하게 썬 면발에서 전분기가 배어 나와 국물이 걸쭉해진다. 국물 한 그릇에 시원함과 진함이 같이 담긴다. 내가 먼저 찾는 메뉴는 아니어도, 함께하면 나도 어느새 그릇을 비운다. 취향도 결국 누구와 먹느냐에 달렸다.
03 · 48회차 3일차
비빔국수
전날 술이 과했던 날 아침이면, 해장으로 비빔국수를 찾는다. 평소 국물 있는 음식은 잘 안 먹는 편인데, 그런 날엔 매콤한 양념에 비벼먹는 면이 더 당긴다. 매콤하고 새콤달콤한 양념에 잘게 썬 김치까지 더해지면, 배가 불러오는 게 아쉬울 정도다. 끼니로도, 출출할 때 간식으로도 자주 찾는 걸 보면 해장 메뉴만은 아니다. 국수가 아닌 간단하게 먹는 시판용 비빔면도 항상 몇 봉지씩 쌓여 있다. 힘든 다음 날이든 평범한 하루든, 결국 손이 가는 건 익숙하고 편한 것이다.
04 · 48회차 4일차
막국수
봉평의 한 막국수집에서, 사장님은 메밀 함량부터 설명해주었다. 함량이 높을수록 면은 쉽게 끊어진다고 했다. 그런데도 툭툭 끊기지 않는 면을 뽑아내는 게 그 집만의 노하우였다. 얘기를 들어서 그런건지, 면 한 가닥 한 가닥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다. 시판 면과는 결이 다른, 직접 뽑은 면 특유의 거친 식감이 그제서야 이해가 됐다. 그중에서도 들기름을 두른 막국수는 고소함이 더해져 더욱 손이 간다. 면 요리를 먹고 나면 늘 속이 더부룩하다. 하지만 그 집 막국수는 그렇지 않았다. 건강한 재료는, 먹고 난 뒤의 몸이 먼저 알아본다.
05 · 48회차 5일차
우동
지난주 가족들과 우동집에 다녀왔다. 매일 아침 면을 직접 뽑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면발에 쫀득함과 탱탱함이 살아 있었다. 튀김과 함께 쯔유에 적셔 먹는 냉우동은, 쫄깃한 면과 만나 감칠맛이 돌았다. 말차를 넣어 뽑은 면도 있었다. 같이 나온 호두소스에 찍어 먹으니 고소함이 한층 더해졌다. 직접 만드는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확실히 다르다. 배가 불러 함께 시킨 돈까스 두 조각이 남았다. 서로 미루다가 결국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진 사람도, 이긴 사람도 웃으며 끝까지 다 먹고 나왔다.
06 · 48회차 6일차
짜장면
지난주 집에서 짜장면을 만들었다. 딸이 건더기를 잘 안 먹어서 갈은 돼지고기와 양파만 넣었다. 춘장 대신 처음으로 짜장 가루를 써봤다.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당분간은 이 가루로 정착할 것 같다. 문제는 면이었다. 생면은 배송이 오래 걸려 더 빠른 냉동면을 시켰는데, 후기가 나쁘지 않아 내심 기대도 했다. 막상 볶은 소스를 부어보니, 애써 만든 소스 맛을 면이 받쳐주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소스라도 냉동면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좋은 소스도 좋은 면을 만나야 완성되는 법이다.
07 · 48회차 7일차
짬뽕
예전 살던 동네에 짬뽕집이 있었다. 오래 살았는데도, 이사 오기 1년 전에야 발견했다. 외진 곳이라 있는 줄도 몰랐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 배가 고파 우연히 들르게 됐다. 국물은 걸쭉하지 않고 맑은데, 사골과 야채가 우러난 깔끔한 맛이었다. 빛깔은 시뻘겋지만 맵기는 강하지 않아 부담이 없었다. 면은 직접 뽑아서 그런지 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굵지 않아 국물이 잘 배면서도 씹는 맛은 그대로였다. 몇 번 가보지도 못하고 이사를 와버린 게 못내 아쉬웠다. 뒤늦게 발견한 곳일수록, 자꾸 다시 찾게 된다.
08 · 48회차 8일차
파스타
처음 파스타를 맛본 건 고등학교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피자집의 오븐 스파게티다. 삶은 면을 들러붙지 않게 오일에 발라 1인분씩 나눈다. 미트소스는 큰 냄비에 한꺼번에 끓인다. 주문이 들어오면 용기에 면과 소스를 담고 치즈를 얹어 오븐에 올린다. 꺼내면 그릇까지 뜨겁다. 고기 맛이 밴 소스에 꾸덕한 치즈가 녹아들면, 짭조름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당시에 파스타라고 하면 오븐 스파게티가 전부였다. 세월이 지나며 파스타 전문점이 생겼다. 소스나 면도 다양해졌다. 이제는 오븐 스파게티를 자주 찾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피자를 먹을때 예전 맛이 생각나 시켜보게 된다. 종류가 늘어도, 첫맛은 잊히지 않는다.
09 · 48회차 9일차
콩국수
25년 전, 전라도에 간 적이 있다. 일이 밤 늦게 끝나 문 연 식당이 없었다. 여관방에서 야식 배달 메뉴를 찾았다. 콩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한 입 뜨자마자 이상했다. 늘 먹던 고소한 맛이 아니라, 단맛이 났다. 소금 대신 설탕을 넣은 게 아닌가 싶어 식당에 물었다. 이 지역에서는 원래 설탕을 넣어 먹는다고 했다. 잘못 조리한 게 아니라 이곳 방식이라니 신기했다. 어쩔 수 없이 먹었지만, 달게 먹는 콩국수도 나름 매력 있었다. 그 뒤로 그렇게 먹어본 적은 없다. 여전히 내가 아는 콩국수는 시원하고 고소한 국물에, 탱탱한 면이 만나는 맛이다. 가끔 낯선 경험도 나쁘지 않지만, 결국 익숙한 맛을 찾는다.
10 · 48회차 10일차
라면 or 라멘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쓰면서 반복되는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취향도 결국 누구와 먹느냐에 달렸다고 적었고, 결국 손이 가는 건 익숙하고 편한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좋은 소스도 좋은 면을 만나야 완성된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음식에서 관계를 읽고 있었나 봅니다. 뒤늦게 발견한 짬뽕집을 몇 번 못 가고 이사한 게 아직 아쉽습니다. 라멘집에서 정신없이 일하던 스무 해 전 여름도 이번에 처음 꺼내 봤습니다. 그런 아쉬움과 기억까지 글이 되니 열흘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48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김한조 작가
김한조 작가는 음식에서 사람과 원리를 함께 읽는 분 같습니다. 열 편에 혼자 먹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아내와 딸이 좋아해서 칼국수집에 가고, 가족과 간 우동집에서는 남은 돈가스를 두고 가위바위보를 했다고 적었습니다. 취향도 결국 누구와 먹느냐에 달렸다는 문장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나 봅니다. 관찰도 촘촘합니다. 메밀 함량이 높으면 면이 쉽게 끊어진다는 설명을 듣고 면 한 가닥이 달라 보였다고 했고, 좋은 소스도 냉동면을 만나면 소용없더라고 적었습니다. 먹으면서 원리를 같이 보는 눈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문장을 매번 스스로 찾아내고 계십니다. 그 힘이면 어떤 소재를 만나도 쓰실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은 김한조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누구와 먹느냐에 달렸다 — 면 열 그릇이 알려준 것
ⓒ 김한조, 2026
이 책의 글은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하며, 인용 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