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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45회차

기록하는 순간 주인공이 된다

국 열 그릇과 쓰는 마음

김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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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원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6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국과 탕을 받았습니다. 이번 열흘에는 글쓰기 이야기가 유난히 자주 나왔습니다. 미역국 편에서는 재료의 장점을 부각하는 정식처럼 저만의 개성을 잃지 않으려 글에 저를 담는다고 적었습니다. 소고기무국 편에서는 계속 쓰는 글이 소고기 무국 같다고 썼습니다. 실패담도 있습니다. 정월 초하루에 새벽부터 끓인 떡국을 간도 안 보고 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지요. 순대국 편에는 삼십여 년간 몰랐던 맛을 알게 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국 열 그릇과 함께 쓰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목차

  1. 1미역국
  2. 2콩나물국
  3. 3소고기 무국
  4. 4떡국
  5. 5삼계탕
  6. 6설렁탕
  7. 7순대국
  8. 8감자탕
  9. 9육개장

01 · 45회차 1일차

미역국

동생 생일을 맞아 미역국 가게에 가기로했다. 전복 미역국, 들깨 미역국, 소고기 미역국, 가자미 미역국 등 종류가 다양했다. 기본 미역국을 먹고싶었다. 내 입맛에 가장 맞는건 미역만을 주재료로 조리한 국이다. 고기나 생선이 들어가도 좋지만, 내 기억 속 미역국 맛은 참기름과 마늘에 미역을 볶고 물을 넣어 푹 끓인의 맛이다. 바다의 향을 머금은 듯한 고소함에 침이 꼴딱 넘어간다. 가게 메뉴를 보니 기본 미역국 단품은 없었다. 정식 메뉴에 메인 요리에 곁들여 나오는 국이 기본 미역국이다. 어설프게 섞이지 않고 본연의 요리가 나오는 구성이 좋아서 생선튀김 정식을 주문했다. 재료의 장점을 최고로 부각하는 정식처럼 오늘도 나만의 개성을 잃지 않기위해 글에 나를 담아본다.

02 · 45회차 2일차

콩나물국

끼니에 곁들여 먹는 맑은 콩나물 국민 알다가 전주 여행갔을 때였다. 콩나물 국밥집이 유명하다고 하여 방문했다. 이른 아침 다른 가게들은 오픈하지 않았지만 국밥집은 열려있었고 사람들이 너댓명 있었다. 크흐 하는 소리들을 내며 호로록 입에 넘기는 소리들이 들렸다. 뚝배기에 뜨끈하게 담긴 맑은 콩나물 국물에 보글거리던 흔적들에 보인다. 날계란도 금방 들어갔는지 가운데는 투명하고 테두리는 하얘진다. 숟가락을 담궈보니 안에는 밥이 있다. 한숟가락 떠서 입에 가져가니 뜨거운 맛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된다. 조금이라도 식혀서 먹어야겠다며 속도를 늦춘다. 간이 잘 베어있다. 다른 반찬은 없어도 헌끼 뚝딱이다. 콩나물 국밥이 좋아졌다. 열린 자세로 있는 그대로를 박아들여야갤다.

03 · 45회차 4일차

소고기 무국

놋그릇 긁는 소리가 끼익 난다. 기름이 둥둥 떠있긴해도 소고기의 깊은 맛과 무의 청량감이 어우러진다. 맑기도 하면서 담백한 맛이다. 가끔 소금을 쳐서 짭잘하기고 하다. 혀를 자극하는 맛들이 국에 모여있다니. 국 중에 제일 무난하게 먹었던 국이 소고기 무국이다. 집밥 메뉴에도 회사 식당 메뉴에서도 열에 아홉은 소고기 무국이 있었다. 오래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비결을 오늘 글쓰고 나서야 알았다. 오감을 가볍지만 무겁게 건드리는 유일무이한 국이다. 계속 쓰는 글이 소고기 무국같다. 단짠담백을 넘나드는 삶이 펼쳐지며 오래도록 이어진다.

04 · 45회차 5일차

떡국

올해 초 떡국은 끓였다. 가족들과 정월 초하루 날 먹을 떡국을 준비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재료들을 준비했다. 떡은 불리고 양지를 삶아 잘게 찢고 지단을 부쳐 썰어냈다. 불길 옆에서 정성스레 요리하는 뿌듯함에 심취했다. 완성된 떡국을 그릇에 담았다. 가족들에게 아침 먹으라고 웃으며 불렀다. 기대하는 눈빛이다. 한숟가락 뜨더니 이내 분위기가 싸해졌다. 먹으라고 주는거냐는, 간을 안보냐는 말들을 들었다. 그제서야 나도 한 입 먹었다. 고기 육수 맛에 물에 쌀가루 살짝 푼 밍밍한 맛이었다. 대접한다는 설렘에 간보기 한스푼이면 금상첨화다. 오늘도 제안하기를 더 기뻐했다 난처했는데 떡국 끓인 날의 굴욕과 비슷한거같다.

05 · 45회차 6일차

삼계탕

뽀얀 국물에 불쑥 올라온 닭다리와 몸통을 보니 침이 고인다. 반찬으로 생당근과 양파, 쌈장, 김치가 있다. 특별식 나오는 날이면 꼭 나오는 메뉴 중 하다. 단백질 가득한 보양식이라 우선적으로 챙겨먹으려 한다. 다리부터 뜯고 몸통 살코기에 입이 퍽퍽해질 때 쯤 국물 한 입 뜬다. 시원한 반찬들로 보완을 하고 본격적으로 몸통에 안에 든 밤, 대추, 인삼 밥을 먹는다. 국물에 촉촉하게 적셔먹기도 한다. 한가지 음식으로 다양한 연출이 된다. 다채로운 재료로도 한 몫한다. 과하지도 덜하지 않고 영양가 넘치는 삼계탕을 끓이고 있는지. 수많은 재료들 중 어떤 재료를 택하고 어떤 요리를 하는지는 내 선택에 달렸다.

06 · 45회차 7일차

설렁탕

설렁탕을 기다리며 테이블에 놓인 김치를 그릇에 담았다. 석박지와 배추김치 두종류다. 김치가 싱싱하고 시원하게 맛있었다. 설렁탕 맛도 기대된다. 팀원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펄펄 끓는 뚝배기를 받는다. 메뉴는 통일했다. 뽀얀 국물 한입 떠먹으니 뜨거워서 맛을 느낄 수 없다. 김치로 또 한입 먹고 온도를 낮춰 다시 도전한다. 점점 맛이 느껴진다. 균형이 딱 맞다. 찰랑찰랑한 국물에 뽀로록 올라오는 면과 큼직하게 덩어리진 고기 식감에 중독된다. 뜨거울 땐 다시 시원한 김치를 집어든다. 숟가락질, 젓가락질을 반복하다 그릇 바닥이 보이면 뒤늦게 배부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즐겁게 반복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 포만감 넘치고 소화하고 또 반복하는 힘을 얻고 그런거아닐까.

07 · 45회차 8일차

순대국

순대를 즐겨먹지 않는다. 그런데 순대국은 다르다. 순대국 즐겨먹는 친구 따라 맛집을 다니다보니 맛이 느껴진다. 다대기 넣고 얼큰하게 먹기도 하고 하얀 국물 맛을 즐기기도 한다. 국물에 빠진 순대는 촉촉하고 입 안이서 사르르르 풀어지는 재미가 있다. 삼십여년간 몰랐던 맛을 알게되었다. 가끔씩 속이 메마른거같을 때는 솥에 팔팔 끓인 국물을 찾는다. 후천적으로 순대국을 즐겨먹게 된 사실이 신기하다. 즐겨먹게 된 줄 알았지만 최근 안먹은지 몇달 됐다. 왜 중단된걸까 보면 강렬하게 사로잡은 맛을 아직 못찾은 듯하다. 순대보다 고기가 더 좋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 알게되는 사실이 있다. 나는 오늘도 나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중이다.

08 · 45회차 9일차

감자탕

감자탕은 가족 저녁 외식 단골 메뉴였다. 네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뼈 가득한 감자탕을 기다린다. 사장님이 전골 냄비를 양손으로 잡고 온다. 펄펄 끓는 주황빛 국물과 뼈와 우거지, 깨가 산처럼 쌓여있다. 뜨거우니 물러서라며 손짓하고는 냄비를 가스불 위에 올려둔다. 익혀나왔으니 바로 먹어도 된다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손에 잡고있던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뜬다. 국물 맛을 확인하고는 고기를 각자 접시에 가져간다. 감자는 푹 익힌 맛이 좋아 나중에 꺼내기로 한다.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 먹고, 국물에 적셔 촉촉하게 먹으며 먹는 즐거움을 시전했다. 감자탕은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음식이다. 오늘도 매일 글쓰기 연습했던 시절로 기억될 거같다.

09 · 45회차 10일차

육개장

육개장을 일부러 사먹진 않는다. 급식에 나오면 겨우 먹는다. 길쭉한 고사리와 닭고기, 대파, 숙주가 한 입 크기로 숭숭 잘려있다. 젓가락으로 집어들어 먹기도 하고 숟가락으로 떠서 국물과 같이 먹기도 한다. 야채와 고기를 푹 끓여 깊고 깔끔한 국물 맛이 든든하다. 주어진 음식을 호로록 맛있게 먹고 난 뒤 다시 공부하러 돌아간다. 미련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좋은 든든한 한끼다. 아무 생각 없이 국물로 배를 채우고 남은 하루를 살아낸다. 소란스럽지 않은 일상이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북엇국 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북엇국은 메뉴를 고를 때 먼저 나오는 이름이 아니라 딱 맞아떨어지는 날에 등장한다고요. 모두가 항상 주인공이 되지는 않는다고, 순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기록하는 순간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요. 계속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순대국 편에서는 삼십여 년간 몰랐던 맛을 알게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되는 사실이 있더군요. 저는 오늘도 제 취향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45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김인경 작가

김인경 작가는 한 그릇을 쓰는 이유로 연결하는 분 같습니다. 이번 열 편에는 글 이야기가 자주 보입니다. 재료의 장점을 부각하는 정식처럼 저만의 개성을 담는다고 하고, 계속 쓰는 글이 소고기 무국 같다고도 하십니다.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유를 글을 쓰고 나서야 알았다는 대목도 있고요. 북엇국 편의 문장이 특히 좋습니다. 모두가 늘 주인공이 되지는 않지만 기록하는 순간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고 쓰셨습니다. 간을 안 본 떡국 이야기처럼 실패도 그대로 적으십니다. 그렇게 쓰는 사람은 오래 씁니다.

이 글은 김인경 작가가 쓴 9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저자 소개

김인경

김인경. 십나오 여유당에서 하루 5분씩 씁니다. ______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기록하는 순간 주인공이 된다 — 국 열 그릇과 쓰는 마음

지은이김인경
펴낸이이윤정
펴낸곳(주)에이치엘원
기획이윤정 (파이어북 여유당)
발행일2026-07-22 (초판 1쇄, 전자책)
판형전자책 (PDF / EPUB)
가격무료

ⓒ 김인경, 2026

이 책의 글은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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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본문 9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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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