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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45회차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

국 아홉 그릇이 데려온 얼굴들

최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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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원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6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아홉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국과 탕을 받았습니다. 저는 국을 잘 먹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쓸 이야기는 많았습니다. 국이 놓였던 자리마다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산에서 일하던 시절의 4천 원짜리 콩나물국밥집, 신입사원 때 만만해서 자주 갔던 사당역 감자탕집, 삼계탕을 끓이는 아내와 젓가락을 놓는 첫째와 물을 세팅하는 둘째를 적었습니다. 떡국 편에는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메생이 떡국을 적었습니다. 김이 안 난다고 홀라당 먹었다가 입 안에 전쟁이 났지요.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아홉 그릇이 데려온 얼굴들을 여기 모아 둡니다.

목차

  1. 1미역국
  2. 2콩나물국
  3. 3북엇국
  4. 4소고기 무국
  5. 5떡국
  6. 6삼계탕
  7. 7감자탕
  8. 8육개장

01 · 45회차 1일차

미역국

6.11 F011 미역국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아내가 식사 할꺼냐고 묻는다. 왠종일 아들들 등쌀에 힘들었을텐데 또 상차리는게 번거로울듯 하여 알아서 먹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들어온 주방, 오늘 저녁은 미역국을 했나보다. 식탁에는 미역국을 좋아하는 둘째가 밥을 먹었는지 꼭 한숟가락씩 남기는 둘째의 흔적이 남았다. 아내는 미역국을 하는게 항상 조심스러웠다. 내 갑상선 수술이후 해조류는 멀리하라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경쓰지 말라고,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해도, 아내 마음은 그게 또 아닌가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이도 하지 않을 뿐더러, 식고 나면 얼른 냉동실에 넣는다. 가족을 위한 보이지 않는 배려가 있는 아내가 항상 고맙다.

02 · 45회차 2일차

콩나물국

가산에서 일을 하던 시절, 회사 앞에는 4천원짜리 콩나물국밥집이 있었다. 기대하지 않고 그냥 툭 들어간 국밥집, 메뉴판은 없었고, 벽에 콩나물국밥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뭐 이런데가 다 있어?' 라고 생각하며, 기왕 들어왔으니 한번 먹어보자. 생각했던 식당은 단골이 되기에 충분했다. 전날 술이라도 한잔 했다 치면, 그 식당을 찾았다. 청양고추를 넣어 입천장을 데이며 호호 불어먹는 콩나물국밥으로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나면 왠지 기분이 더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주머니는 가벼워도 동료가 좋았던 시절이다. 오늘은 그때 그 동료들에게 연락이라도 한번 해 봐야겠다.

03 · 45회차 3일차

북엇국

연수원에 근무하던 시절, 연수원 식당의 아침식사는 대부분 해장국이었다. 무맑은국, 콩나물국, 육개장.. 아마도 연수원에 오는 직원들이 전날 저녁 음주를 많이 하기 때문인듯 했다. 국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아침을 먹을떄도 국을 대부분 잘 먹지 않았는데, 북엇국은 먹고도 부담스럽지 않아 잘 먹곤 했다. 약간 고소하고도 담백한 국물 맛이 그냥 먹기에도 충분히 좋았다. 잠깐 생각해 보니, 내 아버지도 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그럼에도 북엇국은 가끔 나오면 꽤 잘 드셨던 듯 하다. 이것도 아버지를 보고 배운걸까? 아이는 부모 등어리를 보고 배운다는 말과 함께, 작년 말 돌아가신 아버지가 문득 생각나는 아침이다.

04 · 45회차 4일차

소고기 무국

6.14. 소고기무국 집에서는 좀처럼 국을 먹지 않는 나도, 회사에서는 가끔씩 먹게 된다. 회사 식단에서는 영양분에 맞춰 다양하게 나오는 것일텐데 희한하게 소고기 무국은 자주 먹는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 그나마 내가 부담없이 먹는 국이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소고기 무국이 나오면 대부분은 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담백하고 짭쪼름한 맛이 밥알에 베어 밥알들이 더욱 쫄깃해 지는 듯 하다. 호로록 먹고 나면 든든하다. 사실 국에 들어간 무는 잘 먹지 않지만, 밥을 말은 소고기무국은 잘도 들어간다. 나에게 있어 소고기 무국은 인생의 소울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훌륭한 한끼를 만들어 주는 음식이다.

05 · 45회차 5일차

떡국

어머니께서는 가끔 메생이 떡국을 해 주셨다. 사실 떡국이라기 보다는 메생이국에 떡국 떡을 넣었다고 하는 표현이 더 맞을것 같다. 메생이가 훨씬더 많으니까. 메생이국은 "미운 사위"에게 주는 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엄청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으니까. 그건 메생이국에 떡국떡이 들어갔다고 해서 다를리가 없다. 한입 먹는 순간 입이 홀라당 다 까진다. 처음 메생이국을 먹을때 김이 나지 않는다고 홀라당 한입 먹었던 기억이 난다. 입 안에서는 전쟁이 터졌고, 동시에 내 방언도 터졌다. 그걸 보다 깜짝 놀랜 어머니의 얼굴도 기억이 난다. 아버지 산소를 옮기고 난 이튿날, 가족과 모여 단촐하게 먹었던 식사 한끼가 문득 더 생각나는 이유인 듯 하다.

06 · 45회차 6일차

삼계탕

여름 보양식을 따로 챙기지 않는 우리집이지만, 삼계탕은 예외다. 여름이 온다거나, 아이들이나 내가 기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으면 아내는 삼계탕을 끓인다. "삼계탕 먹자!" 는 아내의 외침에 아들들이 식탁으로 와서 앉는다. 자연스레 첫째는 젓가락을 놓고, 둘째는 물을 세팅한다. 첫째는 삼계탕에 들어간 찹쌀밥을 좋아하고, 둘째는 닭고기의 퍽퍽한 가슴살을 좋아한다. 아들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떼어주고 난 후 아내와도 마주 앉아 삼계탕을 먹는다. 큼지막한 두마리가 금새 동난다. 아들들이 부쩍 크면서, 먹는 양이 엄청 늘었다. 아내와 이런이야기를 하면 웃으면서도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혹시 옆으로만 크고 위로는 안크면 어쩌나. 하고. 뭐 당연히 기우겠지만. 삼계탕은 그래서 우리 가족음식이다.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보고, 아내와 대화길이 열린다.

07 · 45회차 9일차

감자탕

"아번주는 사당역에 있는 감자탕집에서 보자!" 술을 좋아하지만 호주머니가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던 신입사원 시절, 사람이 좋아 모임을 종종 주최하던 나는 감자탕집이 제일 만만했다. 술과 안주를 먹어도 인당 만원이 채 안되던 그때, 퍼질러 앉아 친구, 동료들과 술한잔에 웃음꽃이 피었던 그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두 아이를 낳고 나서도, 집앞에 있는 감자탕집에 주말마다 갔더랬다. 주중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는 휴식을 주고, 아이들은 가게 안에 있던 놀이터에서 땀을 빼고, 나는 식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매주마다 와서 2만원도 안되는 매상에 두시간씩 놀고가는걸 괘씸히 여긴 사장님이 자리가 뻔히 있음에도 없다고 하기 전까지는. 정갈하고 조용한데를 좀 더 찾는 중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감자탕집을 보면 예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 말이다.

08 · 45회차 10일차

육개장

장례식장에 가면 육개장이 나오는게 신기했다. 이렇게 하자고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나? 싶었다. 찾아보니 여러번 끓여도 맛이 변하지 않고 깊어져서라고 했다. 가시는 고인이 주는 마지막 식사한끼라는 의미도 붙여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 정신 없는 중에서도 그 말이 생각났다. 아버지께서 주시는 마지막 한끼 따뜻하게 지인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다른 장례식장에 가서 먹을때보다 이상하게 더 따끈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얼마전 임시로 안치해놨던 산속에서 아버지 유골함을 들어내고 제대로 자리를 잡아 드렸다. 지금까지 한번도 꿈에 나지 않으셨는데, 왠지 조만간 맛있는 육개장을 두고 맞은편에 앉아계시는 아버지를 한번 뵙기를 소망해 본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아홉 편을 썼습니다. 감자탕 편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요.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던 신입사원 시절, 퍼질러 앉아 웃음꽃이 피던 그 자리가 아직 선명합니다. 육개장 편은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장례식장에 육개장이 나오는 이유를 찾아보니 여러 번 끓여도 맛이 깊어져서라고, 가시는 분이 주는 마지막 한 끼라는 뜻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날 저도 그 마음으로 지인들께 따뜻하게 내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 자리를 제대로 잡아 드렸습니다. 언젠가 맞은편에 앉아 계신 아버지를 뵙기를 바라 봅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45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최민욱 작가

최민욱 작가는 국 한 그릇을 앞에 두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을 먼저 떠올리는 분 같습니다. 국을 잘 안 드신다고 여러 번 적으셨는데도 아홉 편이 가득합니다. 콩나물국밥집에서는 주머니가 가벼워도 동료가 좋았던 시절을 꺼내시고, 감자탕 편에서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닫으십니다. 미역국 편의 관찰도 다정합니다. 아내가 미역국을 조심스레 끓이고 식으면 얼른 냉동실에 넣는 이유를 알아채시고는, 보이지 않는 배려가 고맙다고 적으셨습니다. 잘 안 먹는 음식에서도 사람을 찾아내십니다. 그 눈이면 무엇을 만나도 쓰실 수 있겠습니다.

이 글은 최민욱 작가가 쓴 8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저자 소개

최민욱

최민욱. 십나오 여유당에서 하루 5분씩 씁니다. ______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 — 국 아홉 그릇이 데려온 얼굴들

지은이최민욱
펴낸이이윤정
펴낸곳(주)에이치엘원
기획이윤정 (파이어북 여유당)
발행일2026-07-22 (초판 1쇄, 전자책)
판형전자책 (PDF / EPUB)
가격무료

ⓒ 최민욱, 2026

이 책의 글은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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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본문 8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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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