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45회차 9일차
감자탕
"아번주는 사당역에 있는 감자탕집에서 보자!" 술을 좋아하지만 호주머니가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던 신입사원 시절, 사람이 좋아 모임을 종종 주최하던 나는 감자탕집이 제일 만만했다. 술과 안주를 먹어도 인당 만원이 채 안되던 그때, 퍼질러 앉아 친구, 동료들과 술한잔에 웃음꽃이 피었던 그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두 아이를 낳고 나서도, 집앞에 있는 감자탕집에 주말마다 갔더랬다. 주중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는 휴식을 주고, 아이들은 가게 안에 있던 놀이터에서 땀을 빼고, 나는 식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매주마다 와서 2만원도 안되는 매상에 두시간씩 놀고가는걸 괘씸히 여긴 사장님이 자리가 뻔히 있음에도 없다고 하기 전까지는. 정갈하고 조용한데를 좀 더 찾는 중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감자탕집을 보면 예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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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