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45회차 10일차
육개장
장례식장에 가면 육개장이 나오는게 신기했다. 이렇게 하자고 암묵적인 약속이 있었나? 싶었다. 찾아보니 여러번 끓여도 맛이 변하지 않고 깊어져서라고 했다. 가시는 고인이 주는 마지막 식사한끼라는 의미도 붙여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그날, 정신 없는 중에서도 그 말이 생각났다. 아버지께서 주시는 마지막 한끼 따뜻하게 지인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다른 장례식장에 가서 먹을때보다 이상하게 더 따끈하고 깊은 맛이 나는 것 같았다. 얼마전 임시로 안치해놨던 산속에서 아버지 유골함을 들어내고 제대로 자리를 잡아 드렸다. 지금까지 한번도 꿈에 나지 않으셨는데, 왠지 조만간 맛있는 육개장을 두고 맞은편에 앉아계시는 아버지를 한번 뵙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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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