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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51회차

내 인생 곳곳에 빛나는 추억

새우깡부터 빼빼로까지, 여덟 개의 과자

이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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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원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51회차. 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여덟 편을 썼다. 나는 과자 이야기를 골랐다. 새우깡, 포카칩, 꼬북칩, 초코파이. 마트에서 흔히 집는 봉지들이다. 그런데 하나씩 꺼내 놓고 보니 봉지 안에 사람이 있었다. 교복 치마가 구겨지는 줄도 모르고 방바닥에 엎드려 놀던 친구들이 있고, 포카칩에 살사소스를 얹어 마주 앉는 사춘기 아들이 있다. 먼 모스크바에서 "초코파이 좋아요"를 외치던 러시아 사람도 있다. 몸이 아프고 난 뒤 밀가루를 끊었다. 그래서 이제는 손이 잘 가지 않는 과자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과자들을 하나씩 다시 꺼냈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한 편은 250자쯤이다. 읽는 데 1분이면 된다. 과자 하나를 손에 쥔 기분으로 편하게 넘겨 주면 좋겠다. 흔한 봉지 뒤에 숨은 장면을, 나 대신 당신도 잠깐 떠올려 주길 바란다.

목차

  1. 1새우깡
  2. 2포카칩
  3. 3꼬북칩
  4. 4허니버터칩
  5. 5초코파이
  6. 6몽쉘
  7. 7홈런볼
  8. 8빼빼로

01 · 51회차 1일차

새우깡

커다란 쟁반을 꺼내 새우깡 몇 봉지를 뜯어 쟁반을 향해 와르르 쏟았다. 냉장고에서 콜라 페트병을 꺼냈다. 1.5리터 대용량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했다. 친구들과 교복 치마가 구겨지는 줄도 모르고 나란히 방바닥에 업드려 놀았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수다 한가운데엔 한쪽에 탑처럼 쌓인 만화책과 새우깡이 있었다. "엄마, 벌써 이걸 주면 어떡해?" 아이는 양손에 쥔 새우깡으로 근질근질한 잇몸을 비벼댔다. 두 주먹은 침 범벅이 되었지만 뭉그러진 새우깡은 놓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 남편과 맥주한 잔을 기울이는 순간까지 이렇게 새우깡은 오랜 친구이자 내 인생 곳곳에 빛나는 추억이다.

02 · 51회차 2일차

포카칩

구황작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여름 별미는 감자다. 내가 좋아 하는 것은 얇게 썰어 절이고 물기를 꼭 짜낸 오이와 삶은 계란과 삶은 감자를 마요네즈에 버무린 감자 샐러드다. 여름이 오면 매번 만들어 식탁에 내어 놓지만 사춘기 남친은 시큰둥하다. 집에서 만든 간식보다 동네 마트에서 산 포카칩 한봉지를 덥석 집어 봉투를 여는 모습이 야속하다. 아이에게 슬쩍 다가가 포카칩 하나를 집어 먹으려하면 눈을 흘기는 모습도 얄밉다. 그럴때면 부엌에서 뚝딱하고 살사소스를 만들면 식탁으로 슬금슬금 다가온다.그리곤 포카칩에 얹어 함께 먹는다. 포카칩은 사춘기 남친과 마주 앉게 만들어주는 요술 봉지가 된다.

03 · 51회차 3일차

꼬북칩

꼬북칩이 처음 나왔을 때 콘스프맛이 좋았다. 콘칲처럼 까끌거리는 바삭함과는 다름이 있었다. 한 겹, 두 겹, 세 겹 무려 네 겹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콘 스프맛과 가볍고 섬세한 바삭함이 있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서 과자류를 잘 먹지 않는다. 꼬북칩도 그렇다.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꼬북칩을 좋아했던 것인지도 알쏭달쏭하다. 쉽게 맛볼 수 없었던 희소함을 좋아했던 것인지 꼬북칩의 맛을 좋아했던 것인지 말이다. 현상이 사라지면 본질만 남는다. 뜨겁던 꼬북칩의 열기가 사라졌다. 꼬북칩을 향한 나의 손 길도 그렇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꼬북칩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그게 꼬북칩의 본질이다.

04 · 51회차 4일차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은 ‘허니버터’라는 말의 시작이었다. 한때는 한 봉지를 구하려 편의점을 돌고, 품절 소식마저 뉴스가 될 만큼 뜨거웠다. 달콤하고 짭짤한 그 맛은 과자에서 치킨, 아몬드, 빵까지 수많은 변주를 낳았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던 열풍은 어느새 잦아들었고다. 처음의 명성에 비하면 지금은 조금 초라해 보일만큼 시들해졌다. 하지만 허니버터칩은 사라진 게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 ‘허니버터’라는 하나의 장르를 남겼다. 새우깡처럼 변함없이 오래 사랑받는 것만이 성공일까? 한때의 뜨거운 시작이 누군가의 일상에 추억으로 남았다면, 다른 의미로 오래 살아 남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05 · 51회차 5일차

초코파이

초코파이는 자부심이다. 오래전 모스크바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러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회사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부스 방문 선물로 준비한 건 초코파이였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초코파이의 인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한 러시아인은 서툰 한국말로 “초코파이 좋아요”를 외치며 팔도 도시락 라면까지 줄줄이 이야기했다. 먼 타국에서 익숙한 이름을 들으니 그 들이 우리나라를 대신하는 국가대표 같았다. 내가 초코파이를 직접 사 먹는 일은 거의없다. 회사 탕비실 간식으로 가끔 먹는 간식이 되었지만, 국경 너머에서는 누군가 추억으로 자리잡는 소울푸드가 되었다. 오늘도 초코파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부심이다.

06 · 51회차 6일차

몽쉘

몽쉘통통은 하얀 생크림을 까만 시트로 감싸고 초콜렛 옷을 입었다. 마쉬멜로가 크림으로 바뀐 것뿐이지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은 차원이 달랐다. 특히 초코크림에 초콜렛 시트 조합은 그동안의 파이류 과자와 격이 달랐다. 여름이면 냉동고에 넣어 얼려 먹으면 별미였다. 자주 먹는 간식은 아니었지만 달달한 간식이 필요할 때 몽쉘통통은 그 임무를 다했다. 몸이 아프고 난 이후부터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끊었다. 당연히 달달한 간식들과도 이별을 했다. 어쩌다 달콤한 간식이 생각나는 날엔 몽쉘통통이 떠올랐다. 다른 간식들과는 한 끗이 달랐기 때문이다. 사소한 한 끗의 차이가 존재감의 전부를 만들었다.

07 · 51회차 7일차

홈런볼

슈(choux)에 초콜릿이 채워진 홈런볼은 과자도 초콜릿도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는 매력이 있다. 아이가 하루는 홈런볼 한 묶음을 사들고 집에 왔다. 봉지를 뜯어 접시에 담아 전자렌지에 데웠다. 30초가 흐르고 접시를 꺼내 홈런볼 한 알을 입에 넣어 주었다. 양배추 모양의 슈는 갓구운 온기가 느껴졌다. 부서지듯 허물어지는 슈는 따뜻한 초코시럽과 함께 입속에서 마술에 걸린 듯 사라졌다. 이런 맛이라니...내가 알던 홈런볼이 아니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생경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내가 보지 못하는 이면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곤 한다. 다른 면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08 · 51회차 8일차

빼빼로

빼빼로는 가늘고 길다. 초콜릿을 입은 막대과자는 달콤하고 바삭하다. 앞니로 오도도도독 끊어 먹는 재미있는 과자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는 선물이 되었다. 숫자 1이 네 번 겹치는 11월 11일, 사람들은 빼빼로를 주고받으며 의미를 붙였다. 기업의 마케팅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빼빼로데이는 마음을 표현하는 문화가 되었다. 특별한 계기보다 작은 선물 하나가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우연한 시작 하나가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 작고 가벼워 보여도 반복되면 의미가 된다. 빼빼로처럼 나의 시간도 의미를 붙이는 순간 특별해진다. 결국 마음도 시작도 작지만 건네야 비로소 특별한 의미가 된다.

나가는 글

열흘 중 여덟 편을 발행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봉지를 열었다. 쓰기 전에는 과자가 그냥 과자였다. 사면 먹고, 없으면 잊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편씩 쓰다 보니 과자마다 얼굴이 달라졌다. 새우깡은 오랜 친구가 되고, 포카칩은 아들과 마주 앉는 요술 봉지가 되었다. 홈런볼을 데워 먹은 날에는 잘 안다고 여긴 것에도 못 본 이면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작고 가벼워 보여도 반복되면 의미가 된다는 말을, 쓰면서 내가 먼저 배웠다. 글도 그런 것 같다. 하루 5분, 한 편이면 된다. 대단한 사건이 없어도, 손에 잡히는 것 하나를 붙잡고 쓰면 거기서 의미가 자란다. 같은 기수에서 함께 쓴 동료들에게 고맙다. 서로의 글이 있어 열흘을 걸어올 수 있었다. 자리를 열어 준 여유당에도 감사드린다. 다음 봉지를 또 열어 볼 생각이다.

글이 말해주는 이시영 작가

이시영 작가는 흔한 것에서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사람 같습니다. 새우깡, 포카칩, 홈런볼처럼 마트에서 아무나 집는 과자를 골라 놓고, 그 안에서 사람과 시간을 찾아냅니다. 교복 치마가 구겨지던 방바닥, 포카칩에 살사소스를 얹어 아들과 마주 앉는 식탁, 모스크바 부스에서 초코파이를 받아 든 러시아 사람까지. 봉지 하나에 장면이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몸이 아픈 뒤 밀가루를 끊었다고 담담히 적는 걸 보면, 아쉬움을 크게 부풀리지 않고 지그시 바라보는 분인 듯합니다. "현상이 사라지면 본질만 남는다", "작고 가벼워 보여도 반복되면 의미가 된다" 같은 문장에서는 작은 것을 오래 들여다보는 눈이 느껴집니다. 이미 봉지 뒤의 이야기를 꺼내는 손을 가진 분이니, 다음 과자도 열어 보면 또 다른 장면이 따라 나올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이시영 작가가 쓴 8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내 인생 곳곳에 빛나는 추억 — 새우깡부터 빼빼로까지, 여덟 개의 과자

지은이이시영
펴낸이이윤정
펴낸곳(주)에이치엘원
기획이윤정 (파이어북 여유당)
발행일2026-08-21 (초판 1쇄, 전자책)
판형전자책 (PDF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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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이시영,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8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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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