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7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 동안 열 편을 썼습니다.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면 요리를 받았습니다. 면 이야기를 쓸 생각이었는데 자꾸 사람이 따라왔습니다. 짜장면을 쓰려니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칼국수를 쓰려니 밀가루를 치대시던 어머니가 나왔습니다. 우동을 쓰다가는 오랜 친구들이 생각나 연락해야겠다고 적었습니다. 막국수 편에서는 엉뚱하게 제 일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한 편에 250자입니다. 읽는 데 1분이면 됩니다. 음식은 함께 있던 사람들의 향수를 지닌다고 마지막 편에 적었습니다. 열흘 동안 제가 확인한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01 · 48회차 1일차
잔치국수
우리집은 어릴적 국수를 자주 먹었던 듯 하다. 아버지는 비빔국수를 대부분 드셨고, 우리는 설탕국수를 먹었다. 어릴때 내 기억속의 국수는 더울때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었다. 냉면처럼. 대학교를 경상도로 가면서 따뜻한 국수를 처음 먹어봤다. 어떻게 국수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멸치로 우려낸 진한 육수와 함께 딸려오는 감칠맛은 그 맛을 모르고 산 세월을 약간 억울하게 하기도 했다. 아참. 여전히 어머니는 국수를 따뜻하게 먹는걸 이해하지 못하신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때, 또는 라면은 너무 무겁고 밥은 하기 싫을때, 간단히 삶아서 한끼를 뚝딱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음식이다.
02 · 48회차 2일차
칼국수
03 · 48회차 3일차
비빔국수
비빔국수는 아버지의 최애음식이었다. 어린시절, 시골에 살았던 우리 가족은 여름이면 특히 국수를 자주 먹었다. 아버지는 각종 야채를 넣은 빠알간 비빔국수를 드시곤 했는데, 어린 마음에 한번 낼름 맛 봤다가 지옥불을 경험했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 아내가 국수를 삶아주길래, 어릴적 기억을 되살려 아버지의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어봤다. 꽤 매운 음식을 집어넣었는데도 그렇게 매운줄 모르겠다. 호기심이 많은 둘째가 몇가닥 집어 먹더니 매워! 물!을 반복한다. 그 모습을 보니 어릴적 내 모습이 생각나 미소가 씨익 지어진다. 아버지께서 이 모습을 보셨으면 옆에서 같이 웃고 계실 것 같은데. 얼마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는 아침이다.
04 · 48회차 4일차
막국수
05 · 48회차 5일차
우동
우동을 대학교에 들어가 처음 먹었다. 당시 김우동과 강우동이 한참 유행하던 시기였나보다. 간판도 비슷한 두 가게가 거의 붙어 있던 기억이 난다. 다른 면 음식과 달리 통통한 면발이 특이했다. 아버지를 닮아 국물음식을 잘 먹지 않는 나였지만, 우동의 감칠맛 나는 국물은 나에게도 충분히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한참 친구들과 술한잔 먹기를 좋아하던 시절이어서인가 그 우동집에서도 술을 몇번 먹었나보다. 대학생의 추억이 머물고 있는 그 곳. 지금도 남아 있을지가 궁금하다. 덕분에 오늘은 오랜 친구들이 생각난다. 오랜만에 연락해서 잘 살고 있는지, 우동에 사케 한잔 하자고 운이라도 떼어 봐야겠다.
06 · 48회차 6일차
짜장면
짜장면을 생각하면, 항상 맞은편에 앉아계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풍족하지는 않았던 어린시절, 뭔가 기념 할 일이 있으면 아버지께서는 짜장면을 사 주셨다. 개근상이라도 좋았고, 졸업하는 날에도 아버지는 면내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한그릇 사 주셨다. 과자 하나가 백원이고 그 백원을 일주일에 한번 받을까 말까 했던 시절, 오백원이라는 돈은 작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가, 모든 가족이 한번에 짜장면을 먹었던 기억이 없다. 사주셨던 아버지도 같이 먹었던 기억이 많지는 않다. 그 기억이 아련하지만, 솔직히 그렇게 좋지는 않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애틋하기도 하지만, 가족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달까. 그래서일까 나는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보다는 다른 음식을 즐겨 찾는다. 생각해 보니, 커서라도 아버지,어머니와 함께 짜장면에 푸집하게 요리도 한번 사드려 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주말 어머니와 맛있는 음식보다 짜장면 한그릇 해야겠다.
07 · 48회차 7일차
짬뽕
짬뽕은 제일 만만한 음식이다. 중국음식점에 가면 대부분 짬뽕을 주문한다. 금액의 여유가 있다면 삼선짬뽕이다. 국물의 맛도 꽤 괜찮거니와, 해산물, 채소를 먹고 있노라면 왠지 그나마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 같달까. 그러면서도 "건강을 챙기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찰지게 먹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생각해 보면, 짬뽕은 나에게 가져다주는 기억이나 추억이 없다. 가족과 함께 먹은 기억도, 어딘가에서 눈물과 기쁨을 함께 한적도 없다. 그래서일까 가장 만만하게 주문하는 음식이 됐다. 어찌보니, 이제 짬뽕은 편안한 음식이 된건지도 모르겠다. 그간 열심히 살아온, 하지만 너무 평범했던 삶인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하니,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내가 왠지 대견스러워진다. 오늘도 나의 열정을 찾아, 새벽부터 열심히 달려보자.
08 · 48회차 8일차
파스타
파스타를 처음 먹어본게 아마 아내와 연애시절이었던것 같다. 느끼한걸 싫어하는 나에게 아내는 장난을 치고 싶은지 파스타집에 가서 까르보나라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먹어보라며 몇번이고 권했다. 몇번을 마다하던 나는 에잇!하고 보란듯이 맛있게 먹어줬다. 내가 손사래를 치고 인상을 쓸거라는 아내의 예상은 그렇게 빗나갔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거지 못먹는건 아니었으니까. 요즘 우리 아이들은 파스타를 맛나게 먹는다. 하지만 나를 닮은탓인가 느끼한건 잘 안먹는다.. 생각했더니 실은 아내도 잘 먹지는 못하는것 같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장난꾸러기임을 다시한번 자각한대.
09 · 48회차 9일차
콩국수
여의도에 콩국수로 맛집이 하나 있다. 10여년전 방문했을때 4천원이었던 콩국수는 작년에 방문했을때 만3천원이 되어 있었다. 그 가격에도 콩국수를 먹으려는 줄은 건물을 두바퀴를 감았다. 유명세를 제대로 탄듯 했다. 난 사실, 미식에 취미가 없다. 그래서 그런가 맛집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내 기억속 콩국수는 어머니께서 직접 콩을 갈아서 만들어서 오돌토돌함이 남아있다. 멧돌로 갈아내어 나온 뽀얀 국물에 이게 콩이구나 싶은 건더기들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서울에서 처음 먹어본 콩의 형태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너무나 부드러운 콩국수는 이질감이 들었다. 투박하지만 가족의 웃음이 있던 어린시절, 그때의 콩국수와 가족의 얼굴이 사뭇 그리워진다.
10 · 48회차 10일차
라면 or 라멘
라멘은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사실 라면도 한달에 한번 라면을 먹을까 말까다. 맛이 없거나, 싫어하는 건 아닌데, 그렇지 않아도 덩치도 크고 유전질환이 많을것으로 예상되는 내 몸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언젠가부터 가족들이 라면을 먹어도 한입만. 하면서 다가가는게 없어졌다. 자극적이고 맛있는 라면도 그러는데, 일본식 라멘이라고 잘 먹을까. 친구들하고 술한잔 할때밖에 먹은 기억이 없다. 그래도 좋은 자리, 좋은 사람들과 있었던 덕인지, 생각해 보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도 하다. 음식은 함께 있던 사람들의 향수를 함께 지닌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습니다. 비빔국수 편을 쓰던 아침에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의 빨간 비빔국수를 몰래 맛봤다가 혼이 난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둘째가 매워 물을 찾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웃다가 아버지도 옆에서 함께 웃고 계실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짜장면 편에서는 아쉬움도 적었습니다. 커서라도 부모님과 함께 먹을걸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어머니와 짜장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우동 편을 쓰고는 오랜 친구들에게 연락해 볼 마음도 생겼습니다. 글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오늘 5분, 한 편. 그거면 됩니다. 함께 쓴 48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습니다.
글이 말해주는 최민욱 작가
최민욱 작가에게 음식은 사람을 데려오는 문 같습니다. 열 편 어디를 펼쳐도 곁에 누군가 있습니다. 짜장면 편에는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아버지가, 칼국수 편에는 손이 크셨던 어머니가, 파스타 편에는 장난을 걸어오던 아내가 나옵니다. 음식은 함께 있던 사람들의 향수를 지닌다는 마지막 문장이 열 편 전체를 요약하는 듯합니다. 그리움에 오래 머물지 않는 점도 눈에 띕니다. 친구가 생각나면 연락해 봐야겠다고 적고, 아쉬움이 남으면 이번 주말에 어머니와 짜장면을 먹겠다고 적으십니다. 마음을 곧장 행동으로 옮기시는 분으로 보입니다. 쓰면서 움직이는 사람은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다음 열 편도 기대됩니다.
이 글은 최민욱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맞은편에 앉아 계시던 — 면 한 그릇이 데려온 사람들
ⓒ 최민욱, 2026
이 책의 글은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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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