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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NAO ·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 44회차

찬밥 비빔밥에 아들이 물었다 "아빠 맛있어?"

강의 다녀와 남은 반찬에 비벼 먹은 한 그릇, 고단한 일주일을 가족과 웃으며 끝낸 네 식구 이야기

최민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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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이 책은 6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하루 5분씩 쓴 9편의 기록입니다. 저는 ______ 때문에 이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따뜻한 한 끼」 주제가 하나씩 도착했습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를 만난 날은 ______. 한 편에 250자, 읽는 데 1분이면 충분합니다. 어느 페이지를 먼저 펴도 괜찮아요. 다 읽고 나면, ______하고 싶어질 겁니다.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목차

  1. 1김치찌개
  2. 2된장찌개
  3. 3순두부찌개
  4. 4제육볶음
  5. 5비빔밥
  6. 6잡채
  7. 7갈비
  8. 8냉면
  9. 9볶음밥

01 · 44회차 1일차

김치찌개

우리집 김치찌개는 항상 담백했다. 신김치를 쓰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도 그럴것이 한두달에 한번씩 김치를 담그기 때문이었다.그래서 난 김치가 시어지면 다 버리는줄 알았다.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자취를 하는데 냉장고 안 김치가 시어졌다. 무심코 '에이 이거 버려야겠네'라고 말했는데 친구들이 깜짝 놀란다. 이만큼 찌개 하기 좋은 김치가 어딨냐고. 그날 처음으로 신김치로 만든 김치찌개를 먹었다. 시큼한 맛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맛이었지만 역시 어머니표 김치는 찌개로도 대박이었다. 올해, 어머니가 김치 담그기 힘들것 같다신다. 하지만 그러고도 꾸역꾸역 담그실걸 안다. 올해는 시골집에 있는 신김치로 찌개를 맛있게 끓여봐야겠다.

02 · 44회차 2일차

된장찌개

출생은 전라도 이지만, 대학교는 경상도인 탓에 음식을 비교하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강된장이라는 걸 대학교때 처음 먹어봤다. 된장찌개를 강된장처럼 먹는 경우도 처음 봤다. 나에게 된장찌개는 국에 밥을 말거나 밥을 먹고 떠먹는 수준이었는데, 강된장찌개는 비빔밥처럼 먹는게 참 신기해 보였다. 내가 전라도에만 있었다면 몰랐을지도, 혹은 경상도 사람이 와서 이렇게 먹는거다! 라고 했으면 뭐 그런 찌개가 있어~ 라고 했을지도 모를일이었다. 경험이 다름을 인정하게 한다. 다름을 인정해야 융통성이 생기고, 나도 나로서 인정받는다는걸 그때 처음 알았다.

03 · 44회차 3일차

순두부찌개

순두부는 불편함이다. 국이나 찌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한식당에 가면 그나마 제일 선호하는 음식이 순두부찌개다. 뜨거운 음식을 호호 불어먹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앞접시에 옮겨 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꼭 순두부찌개를 먹고 나면 입안이 홀라당 벗겨진다. 알면서도 꼭 그런다. 순두부찌개는 집에서 해 먹은 적이 없어서, 그때의 기억은 대부분 회사사람들이나 친구들이다. 그래서 그런가 순두부찌개를 생각하면 편하다의 분위기 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의 감정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왠지 순두부 찌개를 먹는 날은 음식에만 유독 집중했나 보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음식보다는 분위기에 집중하는 식사를 기대하며, 멋적게 웃어본다.

04 · 44회차 5일차

제육볶음

주말 아침, 평소보다 더 빨리 일어난 아들들이 엄마를 찾아온다. "엄마 배고파~" 주말은 좀 더 쉬게 해 주고 싶은 내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엄마만 찾는다. 자리를 털고 일어난 아내가 옮겨간 주방에서는 주말 아침부터 고기굽는 냄새가 난다. 제육볶음이다. 아들들이 벌써부터 난리다. 아직 준비도 안됐는데 밥을 뜨고 젓가락을 가져간다. 누가 직장인의 소울푸드랬는가. 우리 아들들도 소울푸드다. 아내는 나 포함 아들 셋의 식사를 챙기느라 같은 식탁에서 밥을 못 먹는다. 같이 먹자고 해도 마음 편하게 먹고 싶다고 나중에 먹는단다. 미안한 마음에 제육볶음을 깻잎에 싸 아들들에게 배달시킨다. 저 뒤에서 와앙! 소리내며 아내가 맛있다는 말을 한다. 주말 아침, 네가족의 행복이 자란다.

05 · 44회차 6일차

비빔밥

6월 6일, F006. 비빔밥 강의 참관을 하고 사흘만에 집에 왔다. 다른 식구는 식사가 끝난 상황이라 평소에 잘 먹는 반찬 몇가지를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나물과 멸치, 고추장 등등을 넣고 참기름을 휘 두른다. 챙겨주고 싶어 졸졸 따라다니던 아내는 '반찬 많이 만들어 놨는데..'라며 뾰루퉁 하다. 아내는 나를 챙겨주고 싶고, 나는 아내가 나때문에 다시 식사를 차리는게 미안했다. 서로 챙겨주는 마음이라, 왠지 웃음이 난다. 비빔밥을 들고 앉았다. 술을 먹지말자 맨날 다짐하는데, 오늘은 안되겠다. 맥주를 한잔 벌컥벌컥 마시고 비빔밥을 크게 한입 먹는다. 그걸 본 첫째 아이가 "아빠 맛있어?" 라고 묻는다. 맛있어보였나 보다. 고단했던 일주일이 이렇게 가족과 한번 더 웃으면서 마무리 된다. 그래도홀가분한 금요일 저녁이다.

06 · 44회차 7일차

잡채

우리집 식구들은 잡채를 참 좋아한다. 신혼 초 음식을 잘 하지 못했던 아내는 이제 왠만한 음식은 내다 팔아도 될 정도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특히 잡채는 그 수준이 대단하다. 손이 꽤 많이 가는 음식인데 아이들도 나도 좋아하니 한달에 두세번은 하는 듯 하다. 잡채. 라는 이름이 꽤나 매력적이다. 이런 저런 재료들이 이렇게나 '잡스럽게' 들어가는데 어떻게 어우러져 맛을 낸다. 희한하게 재료들이 모두들 나 여깄소! 하면서 눈에 보이는데, 맛에서는 제 특성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좋은 팀이란 이런것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각자 개성있어 보이지만 팀의 목표를 위해 튀지 않는달까. 오랜 경력으로 잡채를 맛있게 만드는 아내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오케스트레이션 하는 리더의 능력이 중요하겠다는 걸 새삼 느낀다.

07 · 44회차 8일차

갈비

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은 항상 재료가 풍성했다. 김치가 그랬고, 찌개가 그랬다. 압력밥솥으로 만드는 갈비 또한 수많은 싱싱한 재료가 들어갔다. 그래서였을까, 달짝지근한 고기보다는 국물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어머니는 유난히 몸이 약하셨던 아버지를 항상 챙기셨다. 그렇지 않더라도 집안의 가장을 항상 존중하셨던 어머니 덕에 좋은 음식은 항상 아버지가 먼저였다. 아버지도 그런 마음을 아시기에 한숫가락 집은 후 자식들에게 내어주시곤 했다. 그렇게 내어준 갈비를 누나들은 고기로, 나는 국물을 덜어 비벼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항상 어머니를 챙기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어머니와 식사를 하면 항상 어머니께 먼저 내어드린다. 어머니가 수저를 들 떄까지, 배고픔에도 참고 있는 아들들이 왠지 또 대견하다. 나에게 갈비는 가족이었다.

08 · 44회차 9일차

냉면

어릴때 기억에 냉면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왜그랬는지 면 요리는 라면, 국수와 짜장면이 전부였다. 생각해 보니, 라면과 국수는 집에서 먹었고, 짜장면은 특별한 일이 있을때 아버지께서 딱 한그릇씩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잘 안먹는 냉면은 부동산 임장을 하면서였던 듯하다. 날이 더운 여름날, 살얼음이 둥둥 떠 있는 물냉면은 더위를 잊게 해 줬다. 솔직히말하면, 맛있어서 먹기 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리고 더위를 잊기 위해였던 듯 하다. 냉면, 말그대로 차가운 면이 아닌가. 올해 여름에는 부쩍 커버린 아들들과 냉면으로 추억을 한번 쌓아야겠다. 아이들에게는 좀 더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으니까.

09 · 44회차 10일차

볶음밥

"아빠, 저 지금 가면 되요?" 중2인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에 오기로 했다. "응. 그래" 하고 답을 한다. 회사 로비에서 만난 아들과 지하 중식당으로 향한다. 직장인이 워낙 많은 곳이라 그런지, 비싸기도 하지만 꽤 맛이 좋다. 아들은 항상 볶음밥 곱배기를 주문한다. 한참 성장기라 그런지, 곱배기를 다 먹고도 부족해, 내 공기밥을 덜어준다. 함께 시킨 칠리새우까지 땀을 흘리며 다 먹고 나서야 만족한듯 배부르다고 한다. 자폐가 있는 아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지적인 성장이 늦다. 다행히 자폐성향은 많이 줄어들어 가족과는 교감이 꽤 잘된다. 감사한 일이다. 가끔 이렇게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 아마 나이가 먹어도 계속 생각날거다

나가는 글

열흘 중 9일을 썼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날은 ______, 가장 좋았던 날은 ______였어요. 따뜻한 한 끼 열 가지를 쓰고 나니 ______.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저자 소개

최민욱

최민욱. 십나오 여유당에서 하루 5분씩 씁니다. ______

밑줄(______)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예요. ✍ 댓글로 채워 보내기

판권

찬밥 비빔밥에 아들이 물었다 "아빠 맛있어?"
강의 다녀와 남은 반찬에 비벼 먹은 한 그릇, 고단한 일주일을 가족과 웃으며 끝낸 네 식구 이야기

발행일  2026년 6월 10일
지은이  최민욱
기 획  이윤정
펴낸곳  파이어북 · 십나오 여유당 글쓰기
수 록  시즌6 「나의 음식 100개」 44회차 · 6월 1일–6월 10일 · 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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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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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