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열흘 동안 여덟 편을 썼다. 소재는 모두 과자다. 새우깡, 포카칩, 초코파이, 몽쉘, 홈런볼, 빼빼로. 손이 자주 가는 익숙한 과자들이다. 왜 과자였을까. 글을 읽다 보면 답이 보인다. 카페 냉동실에 넣어둔 몽쉘, 아기들이 오면 꺼내는 홈런볼, 학창 시절 초코파이로 만든 생일 케이크. 과자마다 사람과 시간이 붙어 있다. 그래서 과자 이야기는 곧 곁에 있는 것들 이야기가 된다. "나는 먹던 것을 좋아한다"고 썼다. 유행하는 허니버터칩에도, 새로 나온 꼬북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라고 담담히 적는다. 한 편은 1분이면 읽는다. 오늘 하루, 익숙한 과자 하나를 떠올리며 한 편씩 넘겨 보시길. 유행을 좇지 않아도 삶은 충분히 맛있다는 것을, 이 여덟 편이 조용히 보여줄 것이다.
01 · 51회차 1일차
새우깡
새우깡은 특유의 아그작~하고 부서지는 그 소리가 참 맛있다. 새우깡의 짭조름한 맛도 좋지만 그 소리 때문에 더 손이 가는 것 같다. 심심할 때, 무언가를 씹고 싶을 때는 새우깡만한 것이 없다. 그러나 새우깡에서 먹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다. 대학 때 휴게실에서 새우깡을 아작아작 소리내며 먹던 여학생이 생각난다.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녀는 새우깡을 한봉지 다 먹더니 마지막 남은 것을 입 속에 탁 털어 넣었다. 그러더니 만족스런 표정으로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나도 새우깡을 사다가 아그작아그작 먹었다. 그리고 그 여학생을 따라 마지막 부스러기를 입 속에 탁 털어넣었다. 그 순간 으쨔~ 하며 저절로 오만상이 다 찌푸려졌다. 봉지 밑바닥에 깔렸던 소금가루 때문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남을 함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02 · 51회차 2일차
포카칩
포카칩은 얇아서 좋다. 그 얇은 감자 튀김이 입 속에서는 존재감이 없이 곧 사라져 버리지만 몸에서는 큰 존재감으로 남는다. 칼로리라는 존재감. 다이어트를 할 때 가장 먼저 피하는 음식이 탄수화물과 튀김인데 포카칩은 탄수화물을 튀긴 과자이고, 또 짭짤한데다 바삭한 맛과 식감까지 두루 갖추었으니 나의 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가끔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누구의 말처럼, 적과의 짧은 동침에도 0칼로리일거라는 자기 암시를 하며 마트에 갈 때마다 하나씩 담아온다. 이렇게 타협을 하며 "이런 즐거움 없이 무슨 맛으로 사나?" 하며 스스로 유두리 있는 사람인 척 한다.
03 · 51회차 3일차
꼬북칩
참 과자도 많다. 새로 나오는 과자도 많고, 오래전부터 먹어온 과자도 많다. 꼬북칩도 그중 하나다. 특별히 궁금하지도, 먹어보고 싶지도 않았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자겠거니 했다. 나는 먹던 것을 좋아한다. 초코파이, 오징어땅콩, 새우깡처럼 익숙한 과자에 손이 간다.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도 별로 없다. 과자가 달거나 짜거나 바삭하거나 고소하거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때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일으킬 만큼 유행했을 때도 나는 별 관심이 없었다. 나중에 먹어보고도 ‘이게 그렇게까지 유행할 맛인가?’ 싶었다. 요즘은 새로운 것들이 너무 빨리 생겨나고 또 너무 빨리 사라진다. 그 모든 유행을 따라가며 맛보고 느껴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고,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모든 것을 경험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경험하며 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니까.
04 · 51회차 4일차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 과자에 열광했다. 오픈런을 하면서까지 구하려 했고, 어렵게 손에 넣은 허니버터칩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얼마나 맛있기에 그랬을까. 어쩌면 그 과자를 손에 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취감과 위로, 그리고 부러움까지 얻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허니버터칩을 선물하는 것은 마치 하늘의 별을 따다 주는 것처럼 감동적인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말 맛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사람들은 희귀한 것을 어렵게 얻는 과정에서 만족과 기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귀하게 여기고 가치 있게 대접하면, 그것은 정말 소중한 것이 되는 것 같다. 내 일상도 마찬가지다. 늘 곁에 있어 당연하게 여겼던 시간과 환경, 내 방, 일, 가족, 친구 등, 내가 감사하고 소중하게 대접하는 순간 그 가치가 달라진다. 어쩌면 행복은 특별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대접하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05 · 51회차 5일차
초코파이
용돈을 부모님께 받아 쓰던 학창 시절, 초코파이는 우리에게 생일 케이크를 대신해주던 추억의 과자였다. 한 상자를 사다가 켜켜이 쌓아 케이크 모양을 만들고, 맨 위에 초 하나를 꽂았다.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끄면 너도나도 하나씩 집어 먹었다. 접시도 포크도 필요 없는 소박하고 편리한 우리만의 생일 파티였다. 지금은 예쁘고 맛있는 케이크가 많지만, 그때의 초코파이 케이크만큼 맛있지는 않다. 아마 맛에 추억이 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존재하는 초코파이처럼 우리 카페도 한자리를 오래 지키고 싶다. 손님들이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며 시간이 지나서 찾아올 때도 여전히 이 자리에서 맞이해주는 카페가 되었으면 좋겠다.
06 · 51회차 6일차
몽쉘
몽쉘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간식을 사 오면 몽쉘은 그 자리에서 다 없어지곤 했다. 그래서 가끔은 아이들 몰래 냉동실 깊숙이 숨겨두고 나 혼자 꺼내 먹기도 했다. 실온의 부드러운 크림도 맛있지만, 얼렸다가 살짝 녹은 차갑고 단단한 생크림은 또 다른 맛이었다.(아이들은 안 얼린 몽쉘을 더 좋아했다) 지금도 카페 냉동실 한구석에는 몽쉘 한 상자가 들어 있다. 손님이 없거나 심심할 때 하나 까먹어야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흐믓하다. 그러나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다. 몽쉘이 줄지 않는 건 그만큼 심심할 틈이 없었다는 뜻과 함께 내 몸 생각도 한다는 뜻. 이래저래 몽쉘은 지금도 나의 아끼는 간식이다.
07 · 51회차 7일차
홈런볼
홈런볼은 아기들이 놀러올 때 준비하는 과자이다. 슈의 부드러움과 가운데 초코크림은 아기들에게 주기에 최적의 과자이다. 너무 달지도 않고, 짜거나 딱딱하지 않아서 아기들의 입에 넣어주기에 부담이 없다. 교회 모임에 아기들이 함께 올 때 준비해놓으면 아기들의 손이 멈추지 않는 과자가 홈런볼이다. 아기들이 과자를 남기는 날이면 어른들이 싹싹 비운다. 어른들 입맛에도 딱 좋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홈런볼을 넉넉히 준비해서 어른들도 아기들도 맘껏 즐기게 한다. 아기들부터 어른들까지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홈런볼이 언제까지 홈런할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08 · 51회차 8일차
빼빼로
나는 빼빼로 한 개를 오독오독 앞니로 끊어가며 끝부분까지 한 입에 다 넣고 먹는다. 빼빼로는 씹는 맛이 재미있는 과자다. 아마 이 맛으로 빼빼로의 열풍이 불어 빼빼로 데이까지 탄생하게 되었을 것이다. 빼빼로 데이에는 편의점이나 마트뿐 아니라 카페들도 빼빼로를 팔기에 바쁘다. 어떤 카페들은 수제 빼빼로를 만들어서 판다. 우리 카페에도 빼빼로데이에 오시는 손님들은 간혹 수제빼빼로를 찾는다. 하지만 우리 카페에서는 빼빼로를 만들지 않는다. 빼빼로 마케팅에 편승하여 한 몫 챙기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아마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잘 하는 것만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남들이 한다고 같이 부화뇌동하지 않기로. 때로는 참는 법도 필요한 것 같다. 반짝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
나가는 글
열흘 중 여덟 편을 발행했다. 매일 과자 하나를 붙들고 그 안에 담긴 사람과 시간을 꺼냈다. 쓰기 전에는 과자가 그냥 심심할 때 씹는 것이었다. 쓰고 나니 새우깡 봉지 밑 소금가루에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읽고, 허니버터칩 앞에서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대접하는" 행복을 짚어냈다. 늘 곁에 있어 당연하던 것들이 글 속에서 다시 귀해졌다. 빼빼로데이에도 수제 빼빼로를 만들지 않는다고 썼다. "우리가 잘 하는 것만 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마음이 여덟 편 내내 조용히 흐른다. 오늘도 5분이면 된다. 한 편이면 된다. 함께 쓴 51회차 동료들과 여유당에 고맙다. 덕분에 냉동실 몽쉘처럼, 이 글들도 오래 남을 것 같다.
글이 말해주는 이민영 작가
이민영 작가는 익숙한 것을 오래 아끼는 사람 같습니다. 새우깡, 초코파이, 몽쉘처럼 "먹던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허니버터칩이 오픈런을 부를 때도 "별 관심이 없었다"고 적는 걸 보면 유행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분인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냉동실에 몽쉘을 숨겨두고, 아기들 오는 날 홈런볼을 넉넉히 준비하는 이야기를 보면 곁의 사람을 살뜰히 챙기는 마음이 배어 있습니다. 카페를 "한자리를 오래 지키고 싶다"고 쓰고, 빼빼로데이에도 "우리가 잘 하는 것만 하기로" 한다는 대목에서는 자기 자리를 지키는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작은 과자 하나에서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대접하는"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눈이 이미 작가님께 있으니, 그 눈으로 다음 이야기도 계속 꺼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이민영 작가가 쓴 8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나는 먹던 것을 좋아한다 — 과자 여덟 개에 담긴, 유행을 좇지 않는 마음
Copyright © 이민영,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8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이민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