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 열흘 동안 열 편을 썼다. 손에 잡은 건 다름 아닌 과자다. 새우깡, 포카칩, 초코파이 같은 이름들. 늘 곁에 있어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것들이다. 쓰다 보니 과자 하나가 옛날을 데려왔다. 감자 반찬은 안 먹으면서 감자칩만 찾던 어린 날의 나. 그 모습이 딸에게서 겹쳐 보였다. 초코파이에서 마시멜로를 힘들게 떼어내던 손. 야구장에서 친구가 아까워하며 꺼내던 허니버터칩 한 봉지. 어릴 땐 자극적인 맛만 찾았다. 나이가 드니 콘칩의 어중간한 담백함이 오히려 반가워졌다. 걷어냈던 것도 알고 보면 함께여야 더 맛있었다. 한 편은 250자 남짓이다. 읽는 데 1분이면 된다. 과자 하나 집어 먹듯 가볍게 읽어 주면 좋겠다. 그 안에 어릴 적 당신의 어느 날도 슬며시 겹쳐질지 모른다.
01 · 51회차 1일차
새우깡
정말 오래된 과자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늘 있었기에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내가 태어나기 5년 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셈이다. 국내 최초의 스낵 과자라고 한다. 그 오랜 시간에도 여전히 건재하다는 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늘 주변에 있던 흔한 과자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대단한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하나의 브랜드였다. 요즘은 매운맛을 비롯해 종류도 여러 갈래로 늘었지만, 그래도 원조 고유의 맛이 제일 낫다. 무엇이든 원조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50년 넘는 세월의 명성을 유지하는 건 더더욱 그렇다.
02 · 51회차 2일차
포카칩
딸이 좋아하는 과자다. 감자칩이나 감자스틱은 잘 먹으면서, 반찬으로 나오는 찐 감자나 조림 속 감자는 손도 안 댄다. 햄버거집에서 감자튀김이 나오면 그것도 곧잘 집어 먹는다. 같은 재료인데 만드는 방식에 따라 이렇게 갈리는 게 신기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도 어릴 때 딱 그랬다. 감자 반찬은 거들떠도 안 봤지만, 감자깡이나 포카칩 같은 과자로는 거부감 없이 먹었다. 튀기거나 바삭하게 만든 감자만 유독 손이 갔던 것 같다. 재료가 아니라 그 재료가 어떤 모습으로 오느냐가 더 중요했던 셈이다. 딸을 보면서 예전의 내가 겹쳐 보인다.
03 · 51회차 3일차
꼬북칩
한동안 꼬북칩이 갑자기 유명해졌다. 맛보다 눈에 띈 건 식감이었다. 딱딱하지도, 그렇다고 쉽게 부서지지도 않는, 씹을수록 특이한 감각이었다. 물결처럼 층진 모양도 그 식감을 한몫 거들었다. 거기에 귀여운 모양까지 더해져 인기를 끌었다. 과자를 즐기지 않는 나도 그 유행에 이끌려 한번 집어 먹어봤다. 특별히 계속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익숙한 맛보다 낯선 식감 하나가 사람들을 끌어당긴 셈이다. 새로운 시도 하나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움직이기도 한다.
04 · 51회차 4일차
허니버터칩
한때 없어서 못 구하는 과자였다. 야구장에서 함께 보던 친구가 어렵게 한 봉지를 구해 왔다며 꺼내 놓는 것도 아까워했다. 맛이 딱히 특이해 보이지도 않았다. 다들 그렇게까지 찾아다니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어렴풋이 알 듯 했다. 너무 맛있어서라기보다는 구하기 힘든 자체가 이유라 생각된다. 지금은 어디서나 흔히 보이는 과자가 됐다. 열풍이 언제 그쳤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어버린 셈이다. 반짝하는 인기보다 오래가는 게 결국 더 중요하다.
05 · 51회차 5일차
초코파이
아주 어릴 때는 초코파이에서 마시멜로를 빼고 먹었다. 위아래를 힘들게 분리하고, 붙어 있는 찐득한 덩어리를 조심스레 떼어냈다. 물컹한 식감 자체가 그렇게 싫었다. 그래도 초코와 살짝 바삭한 빵 조각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기에, 그 번거로운 과정을 매번 감수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그렇게 먹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마시멜로까지 함께 먹기 시작했는데, 그제야 이 조합이 훨씬 더 맛있다는 걸 알았다. 분리해서 먹어도 맛있던 과자가, 합치니 더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처음엔 싫어서 걷어냈던 것도, 결국 함께여야 더 맛있는 법이었다.
06 · 51회차 6일차
몽쉘
몽쉘은 우리 집에는 아예 없는 과자다. 누구도 딱히 찾지 않으니 사 올 일이 없다. 마트 과자 코너를 지날 때도 눈에 잘 안 띈다. 초코파이나 몽쉘 같은 코너는 늘 훑고 지나가는 편이다. 실제로 먹어본 것도 10년쯤 전, 그것도 한두 번이 전부다. 그마저 어떤 맛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그나마 마주친 자리는 회의실 탁자 위, 다른 과자들과 구색 맞춰 놓인 접시였다. 다들 하나씩 집을 때도 그냥 지나쳤다. 오예스와 비슷한 계열인가 싶은데 그것도 확실친 않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낯선 채로 남아 있다.
07 · 51회차 7일차
홈런볼
과자라면 보통 바삭한 게 대부분인데, 홈런볼은 그 틀을 벗어났다. 폭신한 식감에 안에는 초콜릿의 달달함까지 들어있다. 과자도 빵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초콜릿까지 더해진 묘한 조합이다. 그래서인지 예전 기억엔 다른 과자보다 한층 비싼 축에 속했다. 즐겨 먹진 않아도 한번 먹기 시작하면 손이 계속 간다. 야구장에서도 홈런볼을 들고 먹는 사람이 유독 많다. 만석을 채우던 열기에 이름부터가 제법 잘 어울렸다. 간식으로도, 맥주 곁들이는 안주로도 부담 없이 어울리는 과자다. 서로 다른 식감과 맛이 이렇게까지 잘 맞물리는 과자는 흔치 않다.
08 · 51회차 8일차
빼빼로
11월 11일은 결혼기념일이다. 그때만 해도 빼빼로데이라는 게 없었다. 같은 숫자 네 개라 잊을 일은 없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해부턴가 이 날이 빼빼로데이라며 과자를 주고받는 날이 됐다. 안 그래도 잊을 리 없는 날인데, 더욱더 못 잊을 날이 됐다. 사람들에게 결혼기념일이라 말하면 "빼빼로데이에 했네?" 하고 되묻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는 말한다. 빼빼로데이에 맞춰 결혼한 게 아니라, 결혼했더니 나중에 빼빼로데이가 생긴 거라고. 어찌 됐든 우리 기념일 위에 세상이 하나 더 얹어준 셈이다.
09 · 51회차 9일차
콘칩
이도 저도 아닌 옥수수맛 과자에 큰 매력을 못 느꼈다. 달지도 짜지도 않은 어중간한 맛이다. 어릴 땐 자극적인 걸 좋아해서인지 굳이 찾지 않는 과자였다. 양념맛이 강한 과자에 먼저 손이 갔고, 콘칩은 늘 뒷전으로 밀렸다. 나이가 들면서 그 어중간함 속에서 은근한 단맛과 짭짤함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극적인 맛에 물릴 때쯤 오히려 이런 담백함이 더 반가워졌다. 나는 미처 몰랐던 매력을, 누군가는 진작부터 알고 즐겨 찾아왔던 것이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데는 역시 이유가 있었다.
10 · 51회차 10일차
오징어땅콩
오징어와 땅콩을 함께 넣은 과자라니, 아이디어 자체가 꽤 그럴듯하다. 그동안은 그냥 짠맛 나는 땅콩 과자 정도로만 여기고 지나쳤다. 그러다 문득, 맥주 안주로 마른오징어와 땅콩을 같이 먹던 게 떠올랐다. 이미 있던 조합을 과자 하나에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었다. 가족 누구도 즐겨 먹지 않아 맛본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짭짤하고 바삭한 겉이 와그작 부서지며 나오던 땅콩의 식감만은 또렷하다. 만든 이가 정말 안주 조합을 떠올리며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결국 많은 사람이 익숙한 조합을 과자 하나로 즐기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알고 보면 결국 익숙한 것에서 나온다.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다. 과자 열 개를 골라 쓰기 시작할 때는 그냥 흔한 군것질 이야기인 줄 알았다. 쓰다 보니 아니었다. 과자마다 딸린 기억이 있었다. 마시멜로를 떼어내던 어린 손, 야구장의 홈런볼, 11월 11일의 결혼기념일. 별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이 실은 나를 지나온 것들이었다. 쓰기 전엔 과자를 그냥 먹었다. 이제는 한 봉지를 뜯을 때마다 옛날 생각이 먼저 난다. 익숙한 것 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줄 몰랐다. 오늘 5분, 한 편이면 된다. 무엇이든 곁에 오래 있던 것부터 써 보면 좋겠다. 함께 열흘을 달린 51회차 동료들에게 고맙다. 자리를 마련해 준 여유당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글이 말해주는 김한조 작가
김한조 작가는 흔한 것을 오래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 같습니다. 새우깡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는 걸 찾아보고, 몽쉘은 왜 우리 집엔 없는지까지 곱씹습니다. 그냥 지나칠 법한 과자 하나에도 꼭 기억 한 조각을 얹습니다. 어린 날의 자신을 딸에게서 겹쳐 보고, 마시멜로를 떼어내던 손을 떠올리는 걸 보면, 지난 시간을 다정하게 되짚는 분인 듯합니다. 자극적인 맛보다 콘칩의 담백함이 반가워졌다고 쓰는 대목에선, 오래가는 것과 익숙한 것의 값을 아는 마음이 보입니다. 야구장과 맥주 안주 이야기가 자꾸 돌아오는 것도 정겹습니다. 곁에 오래 있던 것에서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눈을 이미 가진 분입니다. 다음엔 어떤 익숙한 것이 새 이야기로 살아날지 궁금합니다.
이 글은 김한조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과자 — 익숙한 것에서 뒤늦게 알아챈 맛
Copyright © 김한조,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김한조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