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어북
들어가는 글
시즌 6 「나의 음식 100개」에서 열흘 동안 빵 열 편을 썼다. 식빵으로 시작해 샌드위치로 끝냈다. 빵을 좋아한다. 빵순이라고 할 정도다. 담백한 맛을 좋아하고, 가끔 단 맛이 땡기는 날이 있다. 그 마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글로 적었다. 식빵은 어느 재료와도 잘 맞는 기본 이야기를 담았다. 베이글은 질릴 때까지 먹다가 정해진 나와의 거리를 적었다. 바게트는 입천장이 아팠던 기억과 선택 앞에서 저울질하는 마음을 적었다. 빵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좋아하는 것을 대하는 방식이 담겼다. 한 편은 250자쯤이다. 읽는 데 1분이면 된다. 배고픈 밤이나 빵집 앞을 지날 때 한 편씩 꺼내 읽어도 좋다. 한 가지 약속한다.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오늘 뭘 먹을지 조금 더 즐겁게 고르게 될 것이다.
01 · 50회차 1일차
식빵
빵순이라고 할 정도로 빵을 좋아한다. 식빵이나 깨찰빵, 소보로빵, 베이글 등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 가끔 단 맛을 즐기고 싶을 땐 초코소라빵, 슈크림빵, 단팥빵, 완두소빵을 먹는다. 아무런 앙꼬 없는 빵에 취향대로 먹을 수 있는 빵이 식빵이다. 빵만 구워 바삭하게 먹는다. 계란물 입혀서 구워 촉촉하게 먹는다. 그냥 잼 발라서 먹기도 한다. 버터발라서 먹는다. 각잡고 먹을 땐 빵도 굽고, 계란후라이, 잼, 햄 을 넣어서 집토스트를 해 먹는다. 새콤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땐 케찹도 함께다. 어느 재료와도 잘 맞는건 식빵이 기본이여서다. 기본만 있으면 어디와 맞춰도 잘 흡수된다. 그래서 기본기를 잘 갖추자는 이야기를 하나보다.
02 · 50회차 2일차
바게트
막대기 같은 빵이 신기했다. 딱딱하겠거니 하고 한 입 먹는데 속은 부드럽다. 반전매력이다. 단점은 먹으면 입 천장이 긁혔다. 결국 점점 멀어졌다. 빵집가면 바게트가 있나 본다. 조각난 바게트가 봉지에 묶여있다. 가끔 발견하면, 옛날만큼 길지 않다. 선호도가 달라졌나보다. 대신 마늘 바케트나 피자 바게트처럼 변신한 바게트가 보인다. 맛있을거 같아서 집어들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입 천장이 아팠던 때가 떠오른다. 먹고싶은 마음이 아픈것도 괜찮다는 마음보다 넘어서야한다. 그래야 먹을 수 있다. 바게트뿐만 아니다. 선택이라는 길에 들어서면 둘 중 하나를 고른다. 수십 번 저울질 끝에 선택한다. 하루는 왼쪽을, 다른 하루는 오튼쪽이다.
03 · 50회차 3일차
베이글
스무살이 되어서 베이글을 처음 알았다. 앙꼬없이 도너츠모양으로 있는데 맛있어보였다. 한 번 먹고 알았다. 내 스타일이다. 플레인 베이글 다음으로 블루베리 베이글을 좋아한다. 플레인은 잼이나 치즈랑 먹는게 맛있다. 블루베리 베이글은 빵만 먹어도 맛있다. 하나에 빠지면 질릴 때까지 하는걸 좋아한다. 먹는것도 마찬가지다. 질리는 시기는 종류마다 다르다. 질릴때 까지 베이글만 사먹었다. 매일 하나씩 먹었다. 질렸다. 그 다음 손도 안댄다. 잠시 멀어질 시간이다. 이 정도 거리면 될까? 한 번 만족했으니 됐다. 만족하고나니 질릴 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나와 베이글의 거리가 정해졌다. 적당한 때에 베이글이 보이면 사먹는다.
04 · 50회차 4일차
단팥빵
콩을 잘 먹지 않는다. 예외가 있다. 같은 콩과 식물 중에 팥은 잘 먹는다. 많이 먹을 수 없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빵순이인 내가 팥빵을 지나칠 수 없다. 앙꼬 없고 단백한 빵을 좋아한다. 예외가 있다. 팥빵이다. 팥 자체에도 단맛이 있다. 빵, 팥, 그리고 약간의 단맛까지. 그 만큼 달면 좋은데 입맛에 맞는 단팥찾기가 어렵다. 최대한 달지 않은 빵으로 찾는다. 대형 체인 빵집, 또는 유명하다는 빵집에 단팥빵을 먹어도 딱 맞는걸 찾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꾼다. 단게 땡기는 날. 빵도 먹고 싶은 날. 단팥빵을 산다. 어렵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단팥빵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누이좋고 매부 좋지 않겠나.
05 · 50회차 5일차
소보로빵
곰보빵이라고도 불렀다. 소보로빵이 더 익숙하다. 담백한빵이라 즐겨 먹었다. 한 개 사서 먹으면 허기 채우기 딱이다. 배우자랑 나는 좋아하는 음식이 다른데, 유일하게 맞는게 이 빵이다. 둘 다 소보로빵을 좋아해서 빵집가면 무조건 산다. 하루는 빵위에 튀어나온 부분을 먼저 뜯어 먹는다. 달달하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그 다음에 나머지 부분을 찢어먹는다. 위에 단맛이 빠지니 고소한 맛만 남았다. 또 다른 날은 통째로 한 입씩 먹는다. 그날 기분에 따라 먹고싶은대로 먹는다. 빵을 잼이나 치즈랑 같이 먹고 한다. 그러나 소보로빵은 그냥 먹는게 제일 맛있다. 남들도 같은 생각인가보다. 소보로빵은 지금까지도 변함없다.
06 · 50회차 6일차
모닝빵
버터향 즐기고 싶을 때 찾는 빵이다. 한 봉지에 여덟 개에서 열 개 들어있다. 한 번 열면 절반은 금방 사라진다. 하나 꺼내서 빵을 꾹꾹 누른다. 그리고 한 입 먹으면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아니면 절반을 잘라서 수제 딸기잼을 발라먹곤 한다. 근래에 새롭게 먹는방법이 있다.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모닝빵 사이에 넣어 먹으면 샌드위치처럼 먹을 수 있다. 빵 하나도 먹는 방법이 변한다. 단순하게 먹던것도 새로 알게 된 음식이랑 콜라보해서 먹기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대로인것도 있지만 달라지는것도 있다. 입맛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새로운 발견 때문일지도? 아니면 도전정신 때문에? 먹는 즐거움이 없으면 할 수 없었을테다.
07 · 50회차 7일차
찐빵
겨울되면 꼭 한 번 이상 사먹는다. 다른 계절엔 생각나지 않는다. 이상하다. 분위기 타는 간식이여서 그럴까? 전자레인지로 데운다. 힘들게 찜통에 찌지 않아도 된다. 30초에서 1분이 지나고 전자레인지 문을 연다. 찐빵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달달한 향이 함께다. 양손으로 붙잡고 쪼갠다. 아까보다 더 많은 김이 올라온다. 호호 분다. 이대로 먹다간 입천장이 빨간신호가 올테다. 반쪽은 내려놓고 남은 반쪽에서 다시 조금 떼어낸다. 입에 넣기전에 입술로 온도를 가늠한다. 지금인가? 쏙. 팥향이 입안에 들어왔다. 얼른 또 떼어낸다. 입은 쉬지않고 움직인다. 다음 타자 준비. 하나씩 먹다보면 개눈감추듯 사라진다. 하나 더 돌리자.
08 · 50회차 8일차
피자
어릴때는 피자헛과 미스터피자 가게가 유명했다. 두툼한 도우에 갖가지 채소들이 가득하다. 엣지는 치즈나 고구마 무스를 넣어 풍족했다. 우연한 기회에 얇은 도우로 만든 피자를 먹었다. 이거다. 내가 원하던 맛이다. 밀가루 빵을 좋아하지만, 이제까지 먹던 피자는 금방 배부른게 아쉬웠다. 얇은 도우 피자는 평소먹던 양보다 많이 먹을 수 있게 됐다. 나의 목적은 하나다. 가득 배터지게 먹고싶다. 두 조각말고 네 조각 먹고싶다. 된다면 그 이상도. 이탈리안피자, 화덕 피자란 단어가 유명해지고나서 어릴때 먹던 피자가게는 멀어졌다. 유행은 사라지는게 자연스러운건가? 유명세를 유지 못하는 가게가 부족한건가? 무언가를 오랫동안 유지한다는건 어렵다.
09 · 50회차 9일차
크루아상
담백한 빵을 좋아함에도 크루아상에 손이 안갔다. 이미 좋아하는 빵을 먹느라 바빴으니까. 크루아상까지 순서가 가지 않았다. 호기심보다 아는 맛에 손을 들었다. 신혼여행을 뉴질랜드로 갔다. 간단히 아침을 떼우려고 빵을 사려는데 크루아상이 널려있었다. 모르는 빵보다 생긴거라도 아는 빵을 집었다. 누텔라 초코잼도 샀다. 처음 먹어보는 조합들이다. 맛은 아는맛이다. 이제 사먹는 빵이 한 가지 더 늘었다. 빵집에서 고민하는 일이 많았다. 거기에 새로운 담백한 빵이 보이면 고민은 깊어간다. 구매로 이어지는건 본능에 충실했다. 이러다 순서를 정해놔야할지 모르겠다. 하루는 식빵, 하루는 베이글, 하루는 소보로빵, 하루는 크루아상 이라고.
10 · 50회차 10일차
샌드위치
샌드위치를 매일 먹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밀가루, 계란, 각종 채소가 있으니 싫어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특히 단호박샐러드를 넣은 샌드위치를 제일 좋아한다. 가격이 착하지 않다. 빵집에 파는 샌드위치는 가격대비 맛이 만족스럽지않다. 카페에 파는것도 마음에드는거 찾기 어렵다. 동네 샌드위치점은 가격이 사악하다. 샌드위치 브랜드,서브웨이는 우리 동네에 없다. 총제적 난국이다. 이래서 싫고 저래서 안되면 내 손으로 해야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만들어 먹으려니 마음같지 않다. 결국 매일 먹긴 글렀다. 타협이다. 서브웨이 있는 곳을 지나가고 밥 먹을 때가 겹치면 사먹자. 새로운 가게에 갔을 때, 샌드위치가 괜찮아보이면 먹어보자.
나가는 글
열흘 동안 열 편을 다 썼다.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빵 하나로 이렇게 할 말이 많은 줄 몰랐다. 처음엔 그냥 좋아하는 빵을 적으려 했다. 쓰다 보니 다른 게 보였다. 베이글과의 거리, 바게트를 내려놓는 마음, 유행이 지나 멀어진 피자가게. 빵 이야기 뒤에 내가 사는 방식이 숨어 있었다. 쓰기 전엔 몰랐다. 쓰고 나니 보였다. 먹는 즐거움이 없으면 할 수 없었을 테다. 쓰는 즐거움도 그렇다. 혹시 지금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오늘 먹은 것부터 적어보길 권한다. 오늘 5분, 한 편이면 된다. 그거면 시작이다. 열흘 함께 쓴 50회차 동료들에게 고맙다. 서로의 글이 있어 매일 책상 앞에 앉았다. 자리를 만들어 준 여유당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글이 말해주는 김유진 작가
김유진 작가는 좋아하는 것에 자기만의 거리를 정할 줄 아는 사람 같습니다. 베이글을 질릴 때까지 매일 먹다가 「나와 베이글의 거리가 정해졌다」고 적는 대목이 그렇습니다. 무작정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방식을 스스로 찾아갑니다. 빵 하나를 두고도 먹는 방법을 여러 가지 말합니다. 소보로빵은 튀어나온 부분을 먼저 뜯을지 통째로 먹을지 그날 기분에 맡깁니다. 작은 순간을 오래 들여다보는 눈이 있는 듯합니다. 입천장이 아팠던 바게트를 다시 집었다 내려놓는 장면에서는 솔직함이 보입니다. 좋았던 것도 아팠던 것도 감추지 않고 적습니다. 빵 열 개로 이만큼 썼으니, 남은 음식들에서도 할 이야기가 아직 많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김유진 작가가 쓴 10편을 AI가 읽고 쓴 것입니다. 작가님이 직접 쓴 글이 아니라, 글에서 읽힌 인상입니다.
나와 베이글의 거리 — 빵 열 개로 적은 나의 취향과 거리 두는 법
Copyright © 김유진, HL1, 2026. Printed in Korea.
이 책에 실린 모든 콘텐츠는 HL1이 저작권자와의 동의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인용하시거나 참고하실 경우 반드시 본사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이 책의 본문 10편은 저자가 직접 썼습니다.
들어가는 글과 나가는 글, 「글이 말해주는 작가」는 저자의 글을 바탕으로 AI가 쓰고 저자와 편집부가 다듬었습니다.
이 책은 하루 5분 글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여유당’에는 매일 아침 글감이 도착합니다.
다음 책의 주인공은 당신일지도 몰라요.
write, share, enjoy!
김유진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