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47회차 7일차
생선구이
나의 할머니에 대한 첫 기억은 비녀를 꽂아 쪽을 진 새하얀 머리였다. 할머니와 한상에 밥을 먹을 때면 늘 갓 구운 조기 한 마리가 상에 올랐다. 금방 구워 노릇하고 뜨거운 조기를 할머니는 양손으로 덥석 잡아 살과 뼈를 분리하고 큼직 막한 살덩어리를 내 숟가락 위에 올려주셨다. 생선을 싫어했지만 어른이 주신 것이라 눈 꼭 감고 꿀떡 삼켰다. 비리고 물컹대는 생선살이 목구멍으로 넘기면 기다렸다는 듯 또 한 숟갈. 그때 울며 겨자 먹기로 생선을 삼키던 내 표정이 지금 우리 집 어린이가 생선을 먹을 때 표정과 같지 않을까? 할머니의 아낌없는 사랑을 먹고 자란 덕에 지금은 생선구이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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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라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