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3 · 44회차 3일차

순두부찌개

사회 생활 5년차 무렵 주변은 나보다 훨씬 연배가 많아서 점심은 늘 고만고만한 정식이었다. 이웃 식당 사장님의 식단이 그날의 점심 메뉴였다. 그때 인근에 또 다른 밥집에 생겼다. 밀면집이었지만 한정식도 있어서 순두부찌개를 시켜 보았다. 뚝배기에서 뜨겁게 끓어오르는 국물 사이로 뽀얗게 드러난 순두부. 설익은 노른자가 새빨간 국물 사이로 노랗게 퍼지는 순간, 한 숟갈 떠먹으면 입안으로 퍼지는 맵싹 하고 고소한 맛이 바로 흰쌀밥을 당겼다. 최애 메뉴가 되었다. 그저 순두부와 대파, 달걀만 들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맛을 내지? 내겐 순두부찌개의 표본으로서 그 후로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마성의 순두부찌개였다.

— 6 —

플로라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

← 2. 된장찌개표지4. 불고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