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49회차 7일차
식혜
식혜를 먹을때면 누룽지 먹을때 마냥 밑에서부터 조심스레 뜨곤 했다. 어머니가 새 주신 식혜는 유난히 밥알이 많아서 밥한그릇 더 먹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많이 달지도 않아서 한그릇 먹고 또 먹곤 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밖에서 먹어본 식혜는 어머니의 식혜와 영 달랐다. 밥알이 거의 없었고, 달기도 무척이나 달았다. 생강이 둥둥떠더니던 어머니의 식혜와 달리, 맑기만 했다. 뭔가 특색이 없어 보였다. 달기만 한 식혜는 나에게 전혀 입맛을 돋우지 못했다. 뭔가 가공된 느낌이었다. 건강을 챙긴다는 미명하에 잘 먹지 않으니, 언젠가부터 어머니도 식혜를 만들지 않으신다. 생각해 보면 자식들 먹일 생각에 새벽부터 만드셨을텐데,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번 추석에는 어머니 식혜를 좀 만들어 달라고 해 봐야겠다. 아마도 씩 웃으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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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욱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