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7 · 51회차 7일차

홈런볼

딱딱한 칸쵸 처럼 과자가 아니라 퍼석한 빵같은 슈였다. 입에 넣으니 침이 나와 스르륵 녹았다. 안에는 달달한 초코릿이 들어 있다. 꽉 막힌 것 같은 홈런볼 바닥을 들여다 보면 구멍이 하나 있다. 초콜릿을 집어 넣은 구멍이다. 어떻게 가운데가 뻥 비게 만들었을까. 초콜릿과 슈가 어울어진 맛이 난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기도 하고, 냉동실에 넣었다가 먹는다. 글도 그렇다. 작가는 경험을 쓸 때 감정을 가득 채우면 안 된다. 가운데를 뻥 뚤어 독자의 생각을 넣어 놓을 공간을 비워 둔다. 작가는 상황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독자가 상황을 읽고 독자가 똑같이 작가의 감정을 느끼는 공간이 필요하다. 독자가 그 공간을 채울 때 독자에게 촉촉하고 달콤한 책이 된다.

— 10 —

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

← 6. 몽쉘표지8. 빼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