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50회차 9일차
크루아상
크루아상이 종류별로 놓여 있었다. 방금 구워낸 크루아상은 버터향까지 유혹한다. 초콜릿, 아몬드, 설탕가루까지 묻혀 유혹한다. 빵 냄새와 다양한 토핑의 크루아상이 유혹한다. 버티지 못하고 몇 개를 담았다. 빵을 한 입 깨물기도 하고, 켜켜이 쌓인 빵을 한 겹씩 벋겨 먹는 재미도 있었다. 먹을 때까진 맛있었다. 잠시 후 속이 더부룩하고, 매슥거렸다. 맛있어 보여도 나는 소화를 못 시켰다. 크루아상이 아무리 맛있어 보여도, 이제는 욕심내지 않는다. 글도 그렇다. 오늘 있었던 일을 통째로 쓰려니 어렵고 소화가 안 된다. 하루를 한꺼번에 쓰려고 해서다. 떠오르는 장면을 한 줄 한 줄 쌓아놓는다. 그중 오늘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소재만 골라 소화시켜 쓴다. 하루를 한 겹씩 들여다보면 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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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