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49회차 2일차
라떼
베우자가 커피 안 마시냐는 말에, 안 마시겠다고 했다. 직접 아이스라떼를 만들어와서 자리에 앉는다. 얼음 달그락 소리와 "쓰읍"하는 소리가 옆에 들린다. "맛있겠다. 나도 마시고 싶다."라고 뇌에서 자극이 온다. 우유가 한 잔 분량이 남아있다고 해준다. 얼음을 컵에 우르륵 부었다. 남은 우유를 채우니 500ml 컵에 반쯤 잠긴다. 에스프레소 한 잔 내려서 위에 붓고, 긴 숫가락으로 오른쪽으로 몇 번, 왼쪽으로 몇 번 휘익 저었다. 숟가락을 내려 놓고, 아이스라떼 한 모금을 마셨다. 혀가 나도 모르게 윗입술을 한 쪽 끝에서 다른 쪽까지 훑고 지나갔다. 평소엔 배가 아파서 라떼를 사 마시진 않는데, 항상 배우자가 마시면 꼭 맛보고 싶다. 글도 그렇다. 내 주변에 있던 동료가 책을 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처음 든 생각이 '어? 그럼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글 쓰는 사람 옆에 있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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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