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49회차 9일차
탄산음료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환자실에서 두 달 동안 지냈다. 슴슴하게 차려진 식판이 매 끼니 나왔다. 호르몬 문제로 갈증이 났다. 엄마에게 콜라가 먹고 싶다고 했다. 엄마는 무슨 콜라나고 하셨다. 담당 선생님께 여쭤보셨다. 다행히 먹어도 된다고 해주셔서 다음 식사 간에 엄마가 콜라캔 두 개를 가지고 들어오셨다. 벌컥 들이마셨더니 목 안이 따끔 거릴 정도였다. 요즘은 배달 음식으로 콜라캔이 따라 올 때가 있다. 대부분 마시지 않규 쌓아둔다. 언니집애 갈 때 챙겨줬다. 먹을 수 있는데 안 먹는 것과 먹을 수 없을 때 못 먹는 건 마음 상태가 다르다. 글도 그렇다. 글을 안 쓰는 사람이 있고,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다.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에 글을 못 쓰면 간절해진다. 콜라는 몸에 나쁘지만, 글은 마음에 좋다. 할 수 있을 때 편하게 쓰자.
— 12 —
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