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48회차 6일차
짜장면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때우려고 배우자와 중국집에 갔었다. 아주머니가 단무지와 양파, 물을 가져다 주신다.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다. 간짜장 두 그릇. 뒷쪽에 주방이 있다. 홀과 주방사이에 유리창이 있다. 주방장님이 밀가루 반죽을 턱턱 내리친다. 밀가루 반죽은 점점 얇아지지만 줄은 두 배씩 늘어난다. 잠시 후 하얀 대접에 면이 담겨져 나왔다. 완두콩 몇 개와 채썬 오이가 올려져 있었다. 짜장은 공기에 따로 나온다. 까만 춘장속으로 하양 양파가 빼꼼 내보인다. 춘장 기름이 양파에 스며들지 못하고 미끄러진다. 수타면이라 면이 쫄깃하다. 짜장면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언젠가 부터 간짜장 매니아가 되었다. 한 번은 간짜장 먹으러 갔더니, 영업 종료했다. 몇 달 후 우연히 중국식당 이름을 검색했다. 경기도 광주에 있었다. 혹시나하고 찾아봤더니, 회사앞에 있던 중국집 주방장 사진이 있었다. 벼르고 별러서 배우자와 다녀왔다. 예전에 맛보던 간짜장 맛이 나진 않았다. 예전보다 감칠맛이 덜했고, 간도 짜졌다. 주방장님도 나이가 드신걸까. 글도 그렇다. 예전처럼 맛을 내고 싶지만, 예전과 같은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지금 쓰는 글과 5년 전에 쓴 글, 5년 후에 쓰는 글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지금 써야, 맛이 제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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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