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47회차 9일차
탕수육
"오늘 거기 가면 안 돼?" "가자." "어디?" "탕수육 먹으러." 배우자의 소울푸드다.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동네 맛집 중에 탕수육집이 있었다. 한 번 데려갔더니, 가끔 생각나는 모양이다. 찍먹도, 부먹도 아니다. 여긴 탕수육을 소스에 볶아낸다. 탕수육이 담긴 접시를 탁자에 내려놓는 순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볶은 콩가루 냄새도 난다. 소스는 젤리 같다. 케첩이 들어가 소스 색도 오렌지빛이다. 까만 목이버섯, 주황색 당근, 초록색 오이가 듬성듬성 있다. 탕수육 고기를 집어 먹은 후, 배우자는 중간중간 소스를 숟가락으로 퍼먹는다. 기분 꿀꿀해할 때 데려가면 기분 좋아지는 탕수육이다. 글도 그렇다. 읽고 나면 달짝지근하고 행복해지는 글이 있다. 글 쓸 때 항상 미소 지으면서 쓰라고 알려드린다. 기분 좋아지는 글을 쓰면 좋겠다.
— 12 —
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