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46회차 6일차
쫄면
쫄면을 떠올리면 빨간 고추장에 버무려진 오이와 양배추가 먼저 그려진다. 새콤하고 매콤한 냄새가 따라온다. 그 옆엔 군만두. 매울 때 하나씩 집어 먹을 수 있어서다. 앞 사람이 쫄면 시키면 내가 먼저 걱정한다. '맵지 않을까? 분명 매울 텐데.' 상대는 코에 땀이 송송 맺히면서 한 그릇을 비운다. 나만 걱정했다. 나는 쫄면을 잘 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메뉴에 있으면 시켜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겁이 먼저 난다. 매운 걸 못 먹는 건 아닌데도 말이다. 정작 쫄면을 한 입 맛보면, 야채도 아삭하고 매콤달콤해서 보기보다 덜 맵다. 글도 그렇다. 매콤한 글을 쓰고 싶지만 첫 줄에서 손이 멈춘다. 누군가 한마디 할 것 같다. 두려움은 손끝에서 온다. 겁 나도, 한 입 먹어보듯 한 줄은 써볼 수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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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