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4 · 46회차 4일차

김밥

라면 마다 끓이는 시간이 다르다. 라면은 라면 회사에서 제일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연구해서 뒤에 조리법이 적어두었다. 이 방법은 라면 한 개 끓일 때 기준이다. 집에서 라면 끓이면 두 개 끓인다. 배우자와 나 2인분. 원칙은 냄비 하나에 하나씩 끓여야 제 맛이 나지만, 귀찮으니 두 개를 한 냄비에 끓인다. 조금 싱겁게 먹어서 스프는 80%정도 넣는다. 2인분 끓였더니 한 번은 면이 다 퍼졌다. 배우자가 분식점 라면 레시피를 읊어준다. "끓는 물에 면을 넣어. 면이 풀어지면 바로 그릇에 건져내. 달걀을 빈 그릇에 깨트려 섞어. 면 건져낸 국물에 달걀 물을 부어. 달걀 익으면 불을 꺼. 국물을 라면에 부으면 먹을 때 꼬들꼬들해." 면발이 풀어지자 마자 덜 익은 라면을 건져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었지만, 알려 준 방법대로 끓여봤다. 꼬들꼬들한 라면을 맛볼 수 있었다. 글을 쓸 때도 레시피가 있었다. 그냥 쓰면 글이 퍼진다. 글쓰기 레시피를 배워 썼더니 처음부터 끝까지 꼬들꼬들한 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

— 7 —

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

← 3. 튀김표지5. 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