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46회차 2일차
순대
순대 생각이 났다. 배우자에게 순대국을 배달해 주겠다고 하면서, 슬며시 순대 한 접시도 주문했다. 잠시 후 배달기사가 벨을 누른다. 현관문을 열고 배달온 순대국은 데워서 한 그릇 퍼서 식탁에 올렸다. 따로 주문한 순대를 보니 피순대다. 돼지 피와 고기, 숙주 등을 넣어 만든다. 순대 껍질 밖으로 속이 튀어나와있다. 한 입 먹었다. 순대가 먹고 싶었을 때 상상했던 그 맛이 아니었다. 결국 주문한 순대도 몇 개만 집어 먹고, 나머진 배우자에게 떠넘겼다. 다음 날 이마트에 갔더니 1인분 정도의 순대가 포장되어 있었다. 얼른 카트에 집어 넣었다. 집에 와서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 한 입 먹어보니, 상상했던 그 맛이다. 때로는 묵직한 글보다, 가벼운 글이 필요한 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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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