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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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 46회차 9일차

핫도그

"설탕만 묻혀주세요." 까만 튀김 통 안쪽에 나무젓가락이 톱니바퀴처럼 하나씩 꽂혀 있다. 핫도그를 걸어 튀긴다. 빵가루를 묻혀 튀겨낸 겉면은 황갈색이다. 까슬거린다. 기름을 살짝 뺀다. 스테인리스 설탕 통에 핫도그를 한 바퀴 굴린다. 눈밭을 구른 것 같다. 빵 부분부터 베어 문다. 핫도그를 돌려가며 빵만 먹는다. 빵가루가 바삭한 부분이 입안 곳곳을 찌른다. 살색 소시지는 엄지손가락만큼 들어 있다. 소시지는 그대로 남긴다. 길쭉한 프랑크 소시지 핫도그보다 옛날식 핫도그가 더 좋다. 학창 시절에 먹던 핫도그 맛이 이젠 안 난다. 글도 그렇다. 고급스러운 것보다 달달하고 까슬거리는 투박한 글이 오히려 정겹다. 때로는 알맹이 없이도, 글 자체만으로 추억이 떠오르는 글이 있다. 알맹이가 없어도 추억 돋는 맛은 지금만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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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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