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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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45회차 3일차

북엇국

대형 병원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러 간다. 공복 상태로 새벽 7시부터 채혈하는 환자들이 꽤 많다. 채혈 후에는 지하 푸드 코트로 가서 허기를 달랜다. 공복 상태에서 먹는 뜨끈한 북엇국을 먹으면 기운이 날 것 같다. "띵동" 주문 하자 마자 몇 분도 되지 않아 전광판에 번호가 뜬다. 북엇국과 공기밥, 김치가 고동색 쟁반 위에 놓여 있다. 군데군데 갈색 빛이 도는 노란 황태살, 콩나물, 초록색 파, 푹 익은 무 조각이 국물에 푹 잠겨 있다. 수저로 한 입 떠먹으면 속이 풀린다. 한 움큼 뽑아낸 피를 맑은 피로 채워주는 느낌이다. 채혈 후 병원에서 먹는 북엇국을 배우자는 특히 좋아한다. 다른 식당보다 병원 북엇국이 진하고 맛있다면서. 멘탈이 탈탈 털릴 때는, 콕콕 찌르는 뼈있는 말보다 뽀얀 국물처럼 정화시켜주는 사람냄새나는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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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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