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45회차 2일차
콩나물국
식당에 들어가자 마자 "콩나물 국밥 두 개요!"하고 주문한다. 검은 콩자반, 양념된 오징어 젓갈, 물에 한 번 씻어 나온 것 같은 신 김치와 무 생채, 우표 만한 크기의 김이 담긴 통, 스텐레스 밥 그릇에 담겨 나오는 달걀 수란과 공기밥이 나온다.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맑은 콩나물국 뚝배기가 나온다. 볼터치 한 것 마냥 고추가루가 콩나물 위에 뿌려져 있다. 콩나물 국물 두 세 스푼을 설익은 계란 위에 떠 담고, 작은 김을 서너 장 넣고 휘리릭 저어 먼저 먹는다. 콩나물 국을 한 스푼 떠 먹으면 나의 식도, 위, 장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느껴질 정도로 뜨끈하게 속을 풀어주듯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 맑은 콩나물 국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것처럼 깔끔하지만, 멸치를 넣었을 것 같은 데 전혀 멸치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장염에도 콩나물 국밥을 먹으면 염증이 다 치료될 것 같아서 속이 불편하면 늘 찾는 식당이다. 집에서 끓이면 전혀 그런 맛이 나지 않는다. 티나지 않게 어울어진 개운한 국물 맛이다. 일요일 아침이면 교회 갔다가 부담없이 들리는 콩나물 국밥집이다. 10 년 이상 계속 먹고 있는데도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아삭한 콩나물을 주로 건져 먹고 국물이 남고, 배우자는 콩나물을 남기고 뜨끈한 국물만 떠 먹는다.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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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