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44회차 6일차
비빔밥
숭덩숭덩 썰은 초록색 미나리와 숙성해서 진한 붉은 빛깔을 띄는 채썬 육회가 큰 놋그릇 대접 세 개와 커다란 접시 하나에 담겨져 나왔다. 채썬 하얀 배도 올라와 있다. 공기밥 절반을 수저로 덜어 육회 비빔밥 그릇에 올린다. 간장 한 스푼을 떠 담는다. 따로 주문한 육회를 젓가락으로 더 덜어 비빔 그릇에 담았다. 젓가락으로 설렁설렁 비빈다. 한 입 떠 먹는다. 먹기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맛이다. 고소한 참기름과 미나리, 숙성된 육회를 처음 맛봤다. 친정 갈 때 마다 들리는 식당이 되었다. 조카들, 언니, 우리 부부가 갈 때 마다 식당에 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아빠는 육회를 결혼식장에 가면 육회만 드시던 분이다. 하지만, 자녀와 손주들, 배우자가 번갈아 가다보니, 좋아하던 육회 비빔밥도 이제는 별로라고 하신다. 지금은 이사를 와서 자주 가지 않는다. 1년 만에 찾아갔더니, 다시 맛있다고 한다. 좋아한다고, 매일 먹으면 질린다. 나만 좋다고 계속 쓰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질리기 쉽다. 가끔씩 특식같은 글을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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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