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44회차 3일차
순두부찌개
부글부글 소리를 내며 뚝배기에 담긴 순두부가 나온다. 배우자는 항상 해물 순두부, 나는 굴 순두부다. 굴 순두부에는 굴이 열 개 정도 담겼다. 덩어리가 큰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잘라 국물에 적셔 입에 넣는다. 갑자기 식도 부분이 따가울 정도로 뜨겁다. 주먹진 손으로 가슴을 톡톡톡 두드린다. 차가운 물을 한 모금 마신다. 다음은 굴을 건져 먹는다. 잘개 으깨진 순두부보다 큼지막한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야 내 입맛에 딱이다. 회사 근처 돌솥밥과 순두부 집에는 마른 김이 함께 나오는데, 뜨거운 밥에 올려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순두부를 또 떠먹는다. 누룽지를 먹기위해 밥을 조금 남겼지만, 남은 순두부에 다시 손이 간다. 퇴사 후 순두부 먹고 싶을 때면 15분 미리 예약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두 달 전 순두부 가게를 다시 찾았으나 폐업하고 말았다. 순두부가 스르륵 녹아 버린 것처럼. 아직까지 순두부가 먹고 싶을 때 가야할 식당을 찾지 못했다. 삶도 영원한 건 없다. 갈 수 있을 때 자주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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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