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44회차 2일차
된장찌개
"아빠? 된장찌개 뭐 넣어요?" "무, 호박, 감자는 있으면 넣고, 양파, 파, 두부, 된장, 고추가루, 마늘" "멸치는?" "아, 맞다. 멸치. 감자는 있으면 넣는데." 아빠표 된장찌개는 끓이면 끓일 수록 맛이난다. 처음 끓였을 땐 허멀겋다. 그래도 밥에 두 세 스푼 떠서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먹는다. 다음날 아침에 졸아든 된장찌개를 먹으면 또 깊은 맛이 난다. 어렸을 땐 집에서 메주를 띄워 된장, 간장을 만든 적도 있었다. 요즘은 영양이모집에서 아빠가 된장을 가져 오신다. 된장이 바뀌어도 아빠 찌개 맛은 바뀌지 않는다. 친정 된장찌개는 반찬 투정하는 조카들도 밥 먹게 만드는 아빠의 시그니처 요리다. 똑같은 재료를 넣어도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글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경험을 해도 글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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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