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나가는 글

열흘 중 여덟 편을 발행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끝까지 봉지를 열었다. 쓰기 전에는 과자가 그냥 과자였다. 사면 먹고, 없으면 잊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 편씩 쓰다 보니 과자마다 얼굴이 달라졌다. 새우깡은 오랜 친구가 되고, 포카칩은 아들과 마주 앉는 요술 봉지가 되었다. 홈런볼을 데워 먹은 날에는 잘 안다고 여긴 것에도 못 본 이면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작고 가벼워 보여도 반복되면 의미가 된다는 말을, 쓰면서 내가 먼저 배웠다. 글도 그런 것 같다. 하루 5분, 한 편이면 된다. 대단한 사건이 없어도, 손에 잡히는 것 하나를 붙잡고 쓰면 거기서 의미가 자란다. 같은 기수에서 함께 쓴 동료들에게 고맙다. 서로의 글이 있어 열흘을 걸어올 수 있었다. 자리를 열어 준 여유당에도 감사드린다. 다음 봉지를 또 열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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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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