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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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 51회차 4일차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은 아쉬움이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한 조각이 입안에서 바삭하게 부서지면, 이상하게도 한 봉지로는 끝나지 않는다. 다 먹고 나면 만족보다 "하나 더 먹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 찾아온다. 봉투는 커 보이는데 과자는 생각보다 적다. 비어 있는 봉투만큼 마음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마트에 가면 늘 스스로에게 말한다. 어쩌다가 먹는 거니까. 그 말 한마디에 허니버터칩은 카트 위로 살며시 올라간다. 중요한 것은 과자가 아니라 '어쩌다가'의 간격이다. 그 간격이 짧아질수록 내 몸에게 조금씩 미안해진다. 사람에 대한 기대도 닮았다. 고민 끝에 "이렇게 말하면 알아듣겠지" 하고 자녀에게 건넨 말은, 기대가 클수록 더 큰 아쉬움으로 돌아오곤 한다. 상대를 바꾸려는 마음보다 기대를 내려놓는 일이 서로를 덜 아프게 한다. 허니버터칩아, 이제는 너를 자주 선택하지 않겠다. 잠깐의 달콤함보다 오래 건강한 마음과 몸을 선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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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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