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5 · 50회차 5일차

소보로빵

소보로빵은 담백한 어른이다. 요즘 아이들은 좀처럼 소보로빵을 고르지 않는다. 화려하고 달콤한 빵들 사이에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래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빵집 진열대 앞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손을 뻗는 사람들이 있다. 겉은 거칠고 달지만 속은 담백하다. 그 어긋남이 오히려 좋다. 딱히 꾸미지 않았다. 그저 살짝 단맛으로 겉을 감쌌을 뿐, 속은 여전히 소박하고 담백하다. 그 담백함이야말로 진짜 매력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려면 약간의 포장은 필요하다. 예의든 배려든, 상대를 위한 최소한의 다듬음일 뿐이다. 하지만 그 포장이 전부인 사람과, 포장 안에 단단한 진심이 있는 사람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차이가 드러난다. 겉으로만 달콤한 사람보다, 속이 담백하고 꾸밈없는 사람이 결국 오래도록 좋다. 소보로빵처럼, 겉은 살짝 달아도 속은 정직하고 담백한 사람이 좋다.

— 8 —

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

← 4. 단팥빵표지6. 모닝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