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50회차 4일차
단팥빵
단팥은 할머니의 따뜻함이다. 단팥은 오래도록 사랑 받는 맛이다. 푹신한 빵 속에 담긴 단팥은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으로 옛 추억을 불러온다. 화려한 빵들이 가득해도 내 손은 늘 단팥으로 향한다.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싶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망설여진다. 하지만 단팥은 언제나 같은 맛으로 실망키지 않는다. 촉촉한 빵과 담백한 단팥은 편안한 위로를 건넨다. 사람도 그렇다. 화려한 말과 멋진 모습으로 눈길을 끄는 사람보다 투박한 말투 속에 따뜻한 마음을 품은 사람이 오래 기억된다. 내게 그런 사람은 할머니다. 늘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가족을 품어 주고, 말없이 사랑을 건네던 사람. 눈에 띄지 않아도 그 존재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다. 단팥 빵을 한입 베어 물 때마다 할머니의 온기가 떠오른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맛처럼, 할머니의 사랑도 내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따뜻하게 머문다.
— 7 —
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