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50회차 3일차
베이글
베이글은 동그라미다. 주문한 베이글을 반으로 가르고, 다시 반을 갈라 버터나 잼, 생크림을 바른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신 뒤 한입 베어 물면 담백한 맛과 쫀득한 식감이 천천히 퍼진다. 반쪽만 먹어도 이상하게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달콤한 잼이 더해지면 평범한 빵도 작은 행복이 된다. 사람도 그렇다. 아무 말 없이 얼굴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짧은 안부 한마디는 달콤한 잼처럼 지친 하루를 위로하고, 함께하는 시간은 따뜻한 포만감을 남긴다. 모난 말보다 둥근 미소를 건네는 사람 곁에서는 마음도 자연스레 동그라미가 된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품어 줄 때 관계는 더 단단해지고 오래 이어진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그런 베이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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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