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50회차 2일차
바게트
바게트는 거친 부드러움이다. 한동안 바게트에 생크림을 발라 먹는 즐거움에 빠져 있었다. 겉은 단단하고 거칠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빵이지만, 한입 베어 물면 하얀 속살은 생크림과 어우러져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달콤하다. 사람도 바게트를 닮았다. 첫인상은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여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면 따뜻한 온기를 품은 사람이 있다. 그런 인연은 오래 머물며 삶에 잔잔한 위로가 된다. 우리는 보이는 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더 잘 볼 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중년이 된 지금도 겉모습에 흔들릴 때가 있다. 세상에는 눈을 속이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때는 첫인상보다 마음의 결을 살피려 한다. 바게트의 진짜 맛이 속살에 있듯, 사람의 진짜 가치는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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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