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49회차 7일차
식혜
식혜는 달달함이다. 찜질방에 가면 꼭 찾게 되는 메뉴다. 뜨겁게 땀을 흘린 뒤 마시는 차가운 식혜 한 잔은 몸과 마음을 함께 달래 준다. 잘게 갈린 얼음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고, 은은한 단맛이 목을 타고 내려가면 지친 기운도 조금씩 살아난다. 힘겨운 순간에 식혜처럼 고마운 맛이 또 있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달달함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나에게도 달달한 위로가 필요하다. 말기암으로 호스피스병원을 알아보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말이 힘이 될지, 어떤 위로가 마음에 닿을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포기보다 희망을 전하고 싶다. 호스피스는 삶의 끝만을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통증을 덜고 남은 시간을 더 편안하게 살아가기 위한 공간이라는 믿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할 삶의 끝이지만, 오늘만큼은 친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 내가 건네는 작은 다정함이 식혜 한 잔의 달콤함처럼 오래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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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