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49회차 8일차
수정과
수정과는 건강함이다. 어른들의 음료라는 생각이 든다. 특별한 음료가 흔하지 않던 시절, 한겨울이면 친정엄마가 정성껏 끓여 주시던 수정과가 떠오른다. 깊게 우러난 계피 향 속에 곶감이 동동 떠 있고, 그 위에 잣 몇 알을 올리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졌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달콤함보다 엄마의 정성이 먼저 입안에 번졌다. 요즘 마트에서도 쉽게 수정과를 살 수 있지만, 그때의 맛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재료의 차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추운 겨울 부엌에서 가족을 위해 정성껏 끓이던 엄마의 마음이 함께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귀한 건강 음료였고, 지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의 맛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도 수정과 한 잔에는 건강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온기가 고스란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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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