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12pt

02 · 49회차 2일차

라떼

라떼는 건강한 커피다. 우유와 커피가 한 잔의 컵 안에서 흰색과 검은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빨대로 천천히 저으면 서로의 경계가 사라지고, 부드러운 갈색으로 하나가 된다. 컵을 입가에 가져가 한 모금 마신다. 심심하지도, 지나치게 달지도 않은 담백한 맛이 입안에 은은하게 퍼진다. 아메리카노가 부담스러울 때, 혹은 빈속에 커피를 마셔야 할 때 나는 라떼를 선택한다. 우유가 더해진 라떼는 속을 편안하게 감싸주고, 커피의 향은 그대로 남겨 준다. 서로 다른 두 재료가 자신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더 좋은 맛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참 닮고 싶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혼자서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서로가 메워 주고, 조금씩 배려하며 어울릴 때 더 깊은 향기를 품게 된다. 라떼 한 잔은 맛있는 커피를 넘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 5 —

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9회차

← 1. 아메리카노표지3. 녹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