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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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48회차 2일차

칼국수

칼국수는 기다림이다. 신영시장 끝자락에 있는 작은 칼국수집은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인다. 손으로 직접 반죽한 면이라 더 맛있다는 말에 긴 줄도 기꺼이 기다리게 된다. 선항암 치료를 받을 때 지인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이지만, 그때는 제대로 맛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구수한 국물의 따뜻함만큼은 오래 기억에 남아 있다. 바지락을 하나씩 골라내며 면발을 후루룩 삼킬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건강해져라. 무엇을 먹든 건강해져라. 어떤 시간도 끝까지 견뎌내라.' 그 말은 음식을 향한 주문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응원이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빠질 것 같던 손톱도 다시 자라고, 풍선처럼 부풀었던 물집도 사라졌다. 칼국수가 완성되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하듯 내 삶도 천천히 회복의 시간을 지나왔다. 평범하게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는 그 맛보다 감사가 먼저 입안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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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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