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48회차 1일차
잔치국수
잔치국수는 할머니의 손이다. 한 그릇을 받아 들면 먼저 따뜻한 온기가 손끝에 전해지고, 그 온기는 어느새 마음까지 데워 준다. 간편한 음식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우려낸 육수와 정성껏 삶은 면, 고명 하나까지 허투루 하지 않는 마음이 담겨 있다.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낸 국물은 깊은 맛을 내고, 가늘고 부드러운 면은 국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편안한 한 끼를 완성한다. 할머니는 늘 “많이 먹어야 힘이 난다”며 국수를 한 젓가락 더 얹어 주셨다. 그 손길에는 배를 채우는 것보다 마음을 채워 주려는 사랑이 더 컸다. 우리는 몇 분 만에 후루룩 국물까지 비워 내지만, 그 한 그릇이 남기는 따뜻함은 오래도록 가슴에 머문다. 살다 보면 화려한 음식보다 문득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잔치국수는 배고픔을 달래는 음식이 아니라 가족의 온기와 추억을 이어 주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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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8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