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47회차 4일차
치킨
치킨은 감사함이다. 가족이 모두 모이는 날이면 자연스럽게 치킨을 주문한다. 신기하게도 서로 닭다리를 먼저 집으려 하지 않는다. “네가 먹어.” 하며 양보하는 마음이 먼저 식탁에 오른다. 나는 바삭한 날개를 좋아하고, 아이들은 담백한 가슴살을 골라 먹는다. 콜라는 마시지 않아도 웃음과 대화만으로 식탁은 충분히 풍성하다. 기본으로 주문한 두 마리는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앙상한 뼈만 남는다. 맛있게 먹고 나면 단백질을 든든히 채웠다는 생각에 몸도 마음도 한결 건강해진 기분이 든다. 치킨의 진짜 맛은 바삭한 튀김옷이나 촉촉한 살코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함께 웃으며 한자리에 둘러앉을 수 있는 시간,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가족의 온기에 있다. 언제든 함께 치킨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 축복인지, 치킨을 먹는 날이면 그 감사가 두 배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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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