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47회차 8일차
돈가스
돈가스는 오감을 깨우는 음식이다. 기름 위를 지나며 피어나는 고소한 향, 입안을 채우는 바삭한 소리, 하얀 속살의 부드러움이 한순간에 허기를 달랜다. 옛날 왕돈가스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추억도 함께 베어 무는 중년일 것이다. “돈가스나 먹고 올게.” 하며 집을 나서는 아들의 뒷모습에 오늘도 안심이라는 마음이 따라간다. 예전에는 먹고 싶은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한 번 더 망설이게 된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돈가스를 마주하면 배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문득 사람도 돈가스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곁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되고, 따뜻한 온기와 든든한 위로를 전하는 사람. 누군가의 하루를 채워 주는 한 끼처럼,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어 오래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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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7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