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 46회차 3일차
튀김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고, 부담 없이 손이 가는 음식이다. 검은 김 위에 하얀 밥을 펴고, 노란 단무지와 초록 시금치, 계란과 당근을 올려 돌돌 말아 낸다. 재료 하나하나는 평범하지만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김밥이 된다. 일요일 아침이면 김밥 세 줄을 사 와 식탁에 올린다. 특별한 반찬이 없어도 괜찮다. 한 조각 집어 먹는 순간 든든함이 밀려오고, 하루를 시작할 힘이 생긴다. 간단한 음식 같지만 그 안에는 재료를 다듬고 준비한 시간, 흐트러지지 않게 말아 낸 손길과 정성이 담겨 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의 삶도 김밥과 닮았다. 화려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경험과 마음이 어우러질 때 더욱 풍성해진다. 그래서 김밥은 늘 맛있다. 배를 채워 주기 때문만이 아니라 누군가의 정성과 따뜻함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소박한 진심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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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