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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 46회차 8일차

어묵

어묵은 뜨거운 부드러움이다. 추운 겨울, 길모퉁이 포장마차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멈추게 한다. 기다란 꼬치에 꽂힌 어묵은 착한 가격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차가워진 몸과 마음까지 따뜻하게 감싸 준다. 입안에 넣으면 뜨겁지만 부드러운 식감이 천천히 퍼지고, 짭조름한 감칠맛은 소박한 행복을 선물한다. 하나만 먹겠다고 다짐하지만 어느새 손에는 두 개, 세 개의 어묵 꼬치가 들려 있다. 마지막으로 종이컵에 담긴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면 목을 지나 가슴까지 온기가 번지고, 얼어 있던 몸도 마음도 조금씩 녹아내린다. 어묵은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추운 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따뜻한 위로다. 우리의 삶도 어묵처럼 뜨겁되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열정은 잃지 않으면서도 타인을 품을 수 있는 온기를 간직하고, 거친 말보다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팍팍한 세상 속에서도 서로를 데워 주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인생은 겨울 포장마차의 어묵 국물처럼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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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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