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 46회차 9일차
핫도그
핫도그는 소리 나는 고소함이다. 항암 치료를 마친 뒤에도 튀긴 음식 앞에서는 늘 망설이게 된다. '쌀핫도그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 같은 병을 겪은 친구가 "너무 먹고 싶어서 결국 사 먹었다."고 말하던 목소리가 떠오른다. 먹고 싶은 음식 하나에도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가끔은 서글프다.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소시지만 들어 있는 기본 핫도그다. 케첩을 지그재그로 뿌리고 한입 베어 물면 '바사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번진다. 그 순간만큼은 별빛이 쏟아지는 것처럼 행복하다. 하지만 마지막 한입을 남기면 또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혹시 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병을 겪고 난 뒤 먹는 일은 배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과 타협하는 일이 되었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스스로에게 말해 본다. 맛있게 먹은 음식이 후회보다 기쁨으로 남기를. 입가에 묻은 튀김가루를 털어내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 12 —
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6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