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나오글쓰기체크보드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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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45회차 2일차

콩나물국

콩나물국은 내게 ‘소박한 배부름’의 다른 이름이다. 마트나 시장 어디서나 착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이 국물은 흔한 해장국을 넘어 언제나 내 곁을 지켜주는 다정한 일상식이다. 집에서 신김치를 썰어 넣고 보글보글 끓여 내면, 술을 마시지 않았어도 입안 가득 시큼하고 시원한 개운함이 차오른다. 정작 이 국물이 간절해지는 순간은 따로 있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지독한 오심에 시달리며 입맛을 잃었을 때다. 음식이 모래알 같던 세상에서 콩나물국에 밥 두세 숟가락을 말아 넣으면 메스꺼움이 가라앉는다. 그렇게 간신히 한 그릇을 비우고 든든해진 배를 두드리며 속으로 ‘살았구나!’ 하고 안도한다. 콩나물국은 허기를 넘어 삶의 문턱에서 다시 걸어 나갈 힘을 주는 생명의 온기였다. 내가 쓰는 글도 이 글을 닮기를 바란다. 화려하지 않아도 지친 누군가의 마음에 소박한 배부름을 주고, 잠시나마 고통을 잊은 채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다정한 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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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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