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45회차 1일차
미역국
미역국은 내게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 남편은 고기와 버섯을 듬뿍 넣은 미역국을 유독 자주 끓였다. 물려받은 이내 지친 아이들이 “또 미역국이야?”라며 국그릇을 밀어내면, 남편은 화를 내면서까지 먹이려 들었다. 옆에서 “애들을 사육하냐”며 핀잔을 줄 정도로 고집스러운 식탁이었다. 그 배경에는 키가 작아 남모를 열등감을 겪었던 남편의 아픔이 있었다. 자식만큼은 훤칠하게 키우고 싶었던 간절함이었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아이들을 보며 주변에선 키 큰 비결을 묻는다. 남편의 눈물겨운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이다. 신체의 성장도, 마음의 성장도 결국 그 따뜻한 미역국 안에 있었다. 투박한 고집 속에 진하게 우러나던 부모의 사랑이 아이들을 키운 가장 좋은 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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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5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