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44회차 8일차
갈비
갈비는 먹고 나면 뼈를 남긴다. 나는 갈비를 직접 만들어 본 기억이 없다.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면 동서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갈비를 준비했다. 간장과 과일, 양파, 키위, 마늘, 생강을 넣어 양념하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정작 따라 해보지는 못했다.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갈비를 맛보며 간이 잘 배었다고 칭찬하고, 동서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정성과 솜씨가 부럽게 느껴진다. 식사가 끝나면 밥그릇 옆에는 갈비뼈가 남는다. 뼈는 맛있게 먹은 흔적이자 함께한 시간의 증거처럼 보인다. 동물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무언가를 남긴다. 문득 사람은 무엇을 남기며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 정성 어린 마음, 누군가를 위한 작은 배려가 아닐까. 갈비뼈를 바라보며 나 또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좋은 흔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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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선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44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