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 50회차 7일차
찐빵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집으로 가려면 재래시장을 가로질러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재래시장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꼭 있는 가게가 있다. 만두가게, 찐빵가게, 꽈배기 가게, 떡볶이 집... 그 참새방앗간들을 그냥 지나간다는 것은 참으로 고문이다. 특히 퇴근길, 배가 고플 때 김이 무럭무럭 나는 하얀 찐빵 가게 앞을 지나칠 때는 발걸음이 느려진다. 팥소가 가득 든 하얗고 탐스러운 찐빵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열 번에 한두 번 정도 사들고 들어간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푸사리를 실컷 듣는다. 엄마~ 이거 살쪄요 엄마 탄수화물 많이 드시면 당뇨 걸려요~ 살 안 빼실 거에요? 나 어릴 때는 엄마, 아빠가 찐빵을 사다주시면 참 반갑고 행복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참 현실적이다. 그래서 결심을 한다. 맛있는 찐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그래 살을 빼자! 그때 맘껏 먹어줄게 기다려 찐빵아.
— 10 —
이민영 · 십나오 여유당 · 시즌 6 50회차